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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산불지역 흙도 불타 버석버석…장마철 산사태 위험

2022-06-29 19:02
대구 산불지역 흙도 불타 버석버석…장마철 산사태 위험
지난 2~3월에 발생한 산불로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일대 산 사면이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다. 이동현 수습기자

올해 초부터 대구경북지역 곳곳에서 산불이 이어진 가운데, 장마철 집중호우에 따른 토사 유출과 산사태 위험 신호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 23일 장마철을 앞두고 산림청은 대구지역을 비롯한 전국에 산사태 위기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장마철 집중호우를 앞두고 '산사태' 경보를 내려진 것은 여름철 강한 비가 내리면 토사 유출과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산불 발생 지역은 산사태 위험이 더 높다. 산불로 탄 토양엔 유기물이 모두 사라지는데, 이로 인해 토양의 침수성이 낮아져 빗물이 흙 속에 스며들지 못하고 지표로 유출되며 토사 침식을 유발하게 된다.

대구경북에서도 올 봄부터 산불과 가뭄이 잇따르면서 산사태 및 토사 유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산불지역 흙도 불타 버석버석…장마철 산사태 위험
23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일대 산불 피해지역의 모습. 나무는 검게 그을렸고, 장마철에도 지표 아래 토양은 말라있었다. 이동현 수습기자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구에서 발생한 산불 건수만 총 19건이며, 피해 면적은 총 136.29㏊에 이른다. 최대 산불 피해 지역은 지난 2~3월 산불이 이어진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주암산·오리 야산이며, 지난 4월에도 달서구 학산에 산불이 발생했다.

산사태·토양 유실 위험성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인 '가뭄'도 올해는 심한 편이었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대구경북지역 강수량은 120.4㎜로, 평년(235.6㎜)보다 100㎜ 가까이 적어 지난달부터 가뭄 단계가 '경계(심한 가뭄)'로 상향된 상태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실제 대구지역 산불 발생 현장을 확인한 결과, 산사태·토사 유출 위험성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지난 23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주암산·오리 야산 현장엔 산불 흔적이 남아 있었다. 나무는 밑동이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땅도 불에 타 버석버석해져 작은 발길질에도 토양이 쉽게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었다.
대구 산불지역 흙도 불타 버석버석…장마철 산사태 위험
지난 23일 대구 달서구 학산 산불 피해지역의 나무 밑동이 불에 타 까맣게 그을려 있다. 사면 곳곳에 물이 흐른 자국과 침식 흔적이 보인다. 이동현 수습기자


산불이 발생했던 대구 달서구 학산 정상부의 남쪽 사면도 상황은 비슷했다. 현장에선 급한 경사로 침식이 일어나고 있었고, 며칠 전 내린 장맛비로 토사가 쓸려내려 간 흔적도 발견됐다. 물이 흘러 발생한 침식 흔적도 있어 강한 비가 내리면 토사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7월 첫째 주에도 주기적인 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산불 피해지역 지자체들은 고사목들이 뿌리를 잡아주고 있어 산사태 위험은 없다는 입장이다.


달성군청 관계자는 "피해지역 복구 기초 용역을 진행 중인데, 토사 유출·산사태 위험 지역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으며, 달서구청 관계자도 "전문가 자문을 통해 토사 유출이나 산사태 등 큰 위험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사목들이 뿌리를 잡아주고 있어 산사태 위험은 없고, 현재로선 나무에 우기가 남아 있어 나무를 제거하는 것보다 남겨 놓은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토사 유출량은 산불 피해 직후 1~2년 동안 가장 심해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다 보고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준표 국립산림과학원 토사재해연구사는 "산불 당해엔 나무뿌리가 산사태를 저지하는 '말뚝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2~3년 뒤부턴 썩어들어가며 말뚝 효과를 점차 잃는다"라며 "경사면에서 유출되는 토사가 계곡으로 흘러가고 계곡 바닥에 토사물이 쌓이면 적은 비가 오더라도 홍수·범람 위험성이 커지게 된다. 토사 유출량이 피해 직후 1~2년 동안 가장 심하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국 산불 피해지역에서 토사 유출 방지를 위해 응급 복구, 현장 점검 등이 진행 중인데 호우에 대비해 배수로 정비, 차단막 설치 등의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동현 수습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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