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피로·이물감 증상 빈도 높아
심하면 각막상처·혼탁으로 시력저하 유발될 수도
안검염 동반땐 인공눈물만으론 자연회복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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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여·55)씨는 최근 폐경 이후 건강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자주 느꼈다. 그러다 최근에는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로 눈 상태가 나빠졌다. 눈이 너무 건조한 것은 물론 불편한 기분이 사라지지 않아서다. 병원을 찾은 결과 '안구건조증' 진단을 받았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은 폐경 전후 잘 발생한다. 또 20세 이상 국내 성인의 안구건조증 유병률은 16.2%, 65세 이상 고령층의 유병률은 33.2%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안구건조증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여름철에도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무더운 여름 날씨로 인해 에어컨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 습도가 낮아지고, 선풍기 바람을 장시간 맞을 경우 각막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눈물이 말라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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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는안과 김진선 원장 |
예전에는 안구건조증을 단순히 눈물의 부족 또는 눈물의 과도한 증발로 인해 발생하는 눈의 불편감과 자극증상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수분 부족 상태가 아닌 눈물 분비 과정에 관여하는 조직의 염증성 변화로 눈물의 불안정성과 눈 표면의 손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은 전체 인구의 14~33%가 앓고 있는 매우 흔한 안구표면 질환이다. 특히 최근에는 컴퓨터 사용, TV 시청, 스마트폰 단말기 이용시간이 증가하면서 안구건조증 환자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0년 186만명이었던 안구건조증 환자는 2020년 245만명으로 36% 이상 증가했다. 특히 안구 건조증은 10세 미만 유아에서도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안구건조증으로 안과를 찾은 10세 미만 아이는 2020년 4만3천540여 명으로, 2016년(3만1천270여 명)보다 40%가량 증가했다.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사람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런 만큼 △눈이 뻑뻑하고 피로하고, 모래알이 구르는 듯한 이물감,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거나 △TV, 컴퓨터 혹은 독서 시에 눈이 자주 침침할 경우 △눈부심이 있거나 혹은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듯이 많이 흐르는 증상이 있을 경우 △렌즈를 착용할 때 충혈이 잘 생기거나 불편감이 많아진다 등 증상이 있을 때는 안구건조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안구건조증은 왜 생기나
안구건조증은 대부분 여러 원인 질환들이 혼합되어 발생한다. 안구건조증의 경우 △중년 이후의 나이 △폐경 전후의 여성 △건조한 환경에서 장기간 작업 혹은 장기간 컴퓨터를 응시하는 경우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 결체질환이 있는 경우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당뇨 등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굴절 수술 및 안내 수술 후 △만성적인 질환으로 인해 장기간 약을 복용한 경우 △녹내장이나 다른 눈의 질환으로 안과 전문의와 상의 없이 안약을 장기간 점안했을 경우 △안면신경마비 또는 장기간의 응시로 눈 깜박임의 빈도가 저하된 경우 등이 있을 때 잘 발생한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는 시력에 영향을 주는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증상이 가벼운 대부분의 안구건조증은 눈의 불편함만 있을 뿐, 이로 인해 심각한 시기능의 저하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안구건조증 증상은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을 유발해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치고, 심한 안구건조증의 경우 각막상처와 혼탁으로 인해 시력 저하가 유발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안구건조증에 대한 안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안구건조증은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나
안구건조증은 환자의 증상과 안과 전문의의 소견을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비교적 증상이 경미하다고 판단, 간과하다 보면 더 심각한 단계로 진행할 수 있고, 결국 시력저하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안구건조증이 의심될 경우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하고 꾸준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했다.
또 안구건조증을 악화할 수 있는 환경 등도 통제할 필요가 있다. 우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실내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등 안구건조증이 악화되는 환경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 컴퓨터 등 모니터 화면을 근거리에서 보면서 일하는 경우 1시간가량 일하고 나면, 10분 정도 눈이 쉴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좋다.
인공눈물도 적절히 사용하는 게 좋다. 인공눈물(누액)은 눈에 수분을 직접 공급하는 방법으로 증상에 따라 안연고를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인공누액 점안횟수가 하루 6회 이상인 경우는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은 무방부제 인공누액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오메가3 등의 필수 지방산 섭취도 안구건조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에도 차이도 달라질 수 있다.
눈꺼풀의 피부와 속눈썹 주변의 분비선에 생기는 염증질환인 안검염이 동반된 경우는 안검염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특히 안검염을 치료하지 않고 인공눈물만 점안해서는 안구건조증이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안검염은 이차적으로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고, 눈꺼풀 위생관리만으로도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안검염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따뜻한 물수건으로 눈꺼풀을 5분 정도 찜질하는 게 좋다. 또 안검세척액이나 베이비샴푸(따뜻한 물에 1대 10의 비율로 희석)를 거즈나 면봉을 적셔 위아래의 속눈썹이 난 부분을 5회가량 적당히 문지른 이후 속눈썹이 난 부분을 손끝으로 약간 힘을 주어 누르면서 따뜻한 물로 씻어내면 된다.
또 눈물이 정상적으로 배출되는 통로인 눈물소관을 막아서 눈물을 보존하는 치료를 하기도 하고, 상태가 심해질 경우 자가 혈청안약이나 특수한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방식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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