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야구 열기와 응원으로 가득차
삼성 팬들 "포항에서 후반기 상승세 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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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펼쳐지는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관중들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
사자군단이 3년 만에 '약속의 땅' 경북 포항을 찾았다.
26일 포항 하늘은 폭풍우가 다가오는 듯 잿빛 구름으로 가득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맞대결을 앞둔 포항야구장엔 전운이 맴돌았고, 경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야구팬들로 북적였다.
삼성이 포항을 찾을 때면 삼성 팬인 포항시민들에겐 축제 같은 날이다. 포항에 거주하는 삼성 팬 강모(14) 군은 '원년 팬'인 아버지 강보선(51) 씨와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2015시즌부터 삼성을 응원했다는 강 군은 포항에서 삼성 경기가 열릴 때마다 놓치지 않고 '직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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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펼쳐지는 경북 포항야구장 앞 선수단 버스 근처에서 삼성 팬들이 선수들에게 사인을 요청하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
강 군은 "이번 3연전 중에 2경기를 직관하기로 했다. 라팍(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도 시즌마다 2~3차례 보러 가는데, 포항은 가까워서 좋다"라며 "삼성이 요즘 연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선수들이 힘들더라도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구자욱 선수가 포항에서 힘을 얻어 잘하길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 강씨도 "집 가까운 곳에서 야구 열기를 느낄 수 있어서 기쁘다. 지리적으로도 익숙하고, 경기 후에 귀가하기도 편해서 더 좋다. 포항 경기가 더 자주 열렸으면 한다"면서 "포항시민으로서 삼성이 포항야구장에서 이기고 돌아가길 응원하겠다"고 했다.
대구에서 찾아온 팬도 상당수다. '김상수'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온 주모(29) 씨는 "마침 오늘 김상수 선수가 1군에 복귀하는 날이어서 기쁘다. 삼성 팬들은 포항야구장을 약속의 땅이라고 부르는데, 베테랑인 김상수 선수가 포항에서의 경험을 살려 팀을 상승세로 이끌길 바란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 2012년부터 포항야구장을 제2 구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방문이 막히기 전인 2019년까지 총 56차례 포항에서 경기를 펼쳤고, 39승 17패, 69.6%에 달하는 승률을 기록했다. 그만큼 좋은 기억으로 가득한 곳이기에 삼성은 이곳 포항야구장을 통해 리그 후반기 상승세에 올라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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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26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한화 이글스 맞대결에 앞서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커피차'를 선물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
지난 24일 팀 40년 역사에서 가장 길었던 13연패에서 겨우 탈출한 삼성은 허삼영 감독까지 팀 분위기 쇄신에 팔을 걷어붙였다. 허 감독은 이날 자비로 '커피차'까지 부르면서 선수단에 필승의 의지를 전했다.
허 감독은 "사령탑에 오르고는 처음으로 포항을 찾았다. 포항야구장 승률이 높아 긍정적인 기운을 받고 있다"며 "연패가 길었다. 좋지 않은 일들이 겹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수많은 팬이 끝까지 응원을 보내준 덕분에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으로 연패를 끊어냈다.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삼성은 쉽게 무너지는 팀이 아니니 (포항 방문을 기점으로) 다시 좋은 흐름을 타도록 하겠다"고 했다.
삼성은 이날 좌완 백정현을 선발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외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손 부상으로 4주 이상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올 시즌 14경기 무승 10패 부진 중인 백정현의 반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타선엔 반가운 얼굴들이 돌아왔다. 김상수가 2루수-7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김지찬은 벤치에서 임무를 기다린다. 삼성은 이날 김현준(중견수)-구자욱(우익수)-호세 피렐라(좌익수)-오재일(1루수)-이원석(지명타자)-김재성(포수)-김상수(2루수)-이재현(유격수)-오선진(3루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포항에서=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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