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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당 내홍이 회복불능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집권여당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신분을 놓고 가처분 신청이란 사법 판단을 구한 상태다. 정당사에 유례가 드문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다 이른바 ‘양두구육(羊頭狗肉)’ 논쟁까지 벌이며 갈데까지 가는 형국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오는 17일 오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의 효력정치 가처분신청과 관련 1차 심문기일을 가진다. 앞서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비대위 출범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데 따른 것이다. 법원 결정이 언제 내릴지는 확실치 않다. 전면전은 이 대표 또는 윤핵관 중 한쪽의 확실한 패배가 드러나기 전에는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어느쪽이 법적 승기를 잡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모두 패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권성동·장제원·이철규·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 등 '친윤계' 실명까지 거론하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자신에 관해 '거친 언사'를 했다는 사실까지 폭로했다.
앞서 한차례 이 대표가 스스로 제기했던 '양두구육(羊頭狗肉·양머리를 걸어두고 개고기를 판다)'이 파국의 단어로 다시 등장했다. 윤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는 논란까지 일자, 이 대표는 다음날일 14일 SNS에 "기자회견을 봤으면 대통령이 개고기라고 생각할 수가 없는데 도대체 다들 뭐에 씌인건지 모르겠다"며 해명했지만 정면충돌 속도를 늦추지는 못했다.
직전 원내대표로 이 대표와 지도부를 끌어갔던 김기현 의원은 이날 이전 대표의 양두구육을 정면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저는 개고기를 판 적도 없고 양의 얼굴 탈을 쓰지도 않았다"고 맞받았다. 그는 ‘역지사지(易之思之)’란 고사를 덧붙였다. 이 대표의 자중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여론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SNS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토요일 저녁...우린 당원이 되어 미래를 준비합시다"라고 온라인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행여 조기전당대회가 열린다면 정면돌파 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준비중이다. 인적쇄신과 지지율 및 국정동력을 회복할 카드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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