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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이대로도 괜찮아" 동네서점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

2022-08-19

日에 실재하는 고바야시 서점

소설 저자가 서점 취재하던 중

女주인 이야기에 매료 책 집필

전국서 독자들 발길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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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는 일본의 70년 된 동네 서점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로,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리카는 특별한 목표가 없다. 무기력하고 자존감은 바닥이다. 첫 직장인 출판유통회사도 취업 준비를 하다가 '대충' 들어온 회사다. 당연히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신입'이라는 타이틀은 낯설기만 하고 상사에게는 기죽기 일쑤다. 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큰 실수를 하게 되면서 좌절에 빠지게 된다. 자신감은 바닥을 치고 자책만 늘어난다.

어느 날 리카는 상사에게 '고바야시 서점'에 다녀오라는 지시를 받는다. 오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동네에 있는 작고 볼품없는 서점이다. 리카는 '분명 무서운 점주가 기다리고 있겠지?'라는 생각에 괜히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그녀를 맞이한 주인은 대를 이어 '고바야시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미코였다. 자신의 어머니와 비슷한 나이의 유미코는 마냥 온화하고 넉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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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카미 데쓰야 지음/홍지현 옮김/현익출판/256쪽/1만5천원

유미코는 처음 본 리카에게 친근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서점 운영에 대한 열정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무기력한 리카와는 너무 달랐다. 이야기를 들을수록 유미코의 뜨거운 열정이 리카는 부러울 뿐이다. 유미코는 그런 리카에게 진심 어린 격려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날 따듯한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은 리카는 고민이 있거나 속상할 때마다 고바야시 서점으로 달려가게 된다. 유미코는 늘 한결같다. "리카씨 왔어?"라며 살갑게 리카를 맞이해 준다. 그러면서 리카의 고민을 들어주며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삶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가득 찬 유미코의 이야기는 리카에게 살아갈 유일한 원동력이 된다. 무엇보다 고바야시 서점은 리카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는 '엄마의 품' 같은 존재가 된다. 그렇게 자존감이 바닥이었던 리카의 삶은 서서히 달라진다.

소설 속 '고바야시 서점'은 일본에 실재하는 동네서점이다. 1952년에 개업해 올해로 70년이 됐다. 저자는 '서점에서 정말 있었던 마음 따듯해지는 이야기'라는 책을 기획해 일본 전역의 서점을 취재하던 중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를 처음 만나게 된다. 유미코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면서 저자는 고바야시 서점에 대한 책을 별도로 집필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고, 이 소설이 탄생했다. 일본에서는 소설이 나온 후 영화로도 제작됐다.

소설은 책을 파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주인공들의 삶의 지혜와 향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버려지는 책이 넘쳐나는 출판업계의 현실과 고객이 줄어드는 동네서점의 고충이 실감 나게 그려진다. 하지만 유미코는 위기가 있을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서점을 억척스럽게 꾸려간다. 리카는 그런 유미코를 본받아 자신감을 되찾고 일에 최선을 다한다. 약점을 특별한 점으로 바꾸어 버리는 두 사람의 열정은 독자에게 '뜨겁게' 전달된다. 책을 파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뜨거운 열정을 말하는 소설이다. 실제 지금도 유미코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받기 위해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진다고 한다.

소설이 주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연결의 힘'이다. 서점과 출판사가 출판유통회사를 통해 연결되고, 책과 독자가 서점을 통해 연결되듯 이 소설을 통해 '고바야시 서점'과 '독자'가 연결된다. 그 연결을 통해 유미코의 건강한 생각, 위로, 용기, 희망이 전달된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약점도 특별한 점이 될 수 있다."

삶이, 아니 삶 자체가 고통일 수 있지만, 유미코가 리카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는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던지는 긍정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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