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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웅기자〈체육부〉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프로축구 대구FC의 사령탑이 나란히 자진해 지휘봉을 내려놨다. 양 팀은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해 어떻게든 팀을 안정시키고, 성난 팬심을 달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삼성과 대구는 지난해 각각 정규시즌 2위와 3위를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지만, 올해 그 영광을 이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데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남았다. 의심의 이유는 '감독의 역량'이었다.
허삼영 전 삼성 감독은 짧은 선수 생활 뒤 팀 프런트로 합류해 운영팀장과 전력분석팀장을 거친 '삼성맨'이다. 처음 감독직에 올랐을 당시 전력분석 경험을 살려 데이터에 기반한 야구를 보여주리란 기대에서 '허파고(허삼영+알파고)'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투수조 운영과 타순 배치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작전에 실패하기라도 하면 '현장을 몰라서 그렇다'는 부정 여론에 시달렸다. 2021시즌 성공을 두고도 감독 역량은 부족하지만 선수들이 잘했다는 평가가 나왔고, 오히려 허 전 감독이 선수단을 휘어잡지 못한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알렉산더 가마 전 대구 감독은 허 전 감독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조광래 대구 대표이사가 경남FC 감독이던 시절 수석코치로 지냈고, 이후 조 대표이사와 한국 국가대표팀까지 함께 맡았다. 태국 축구에 진출해 '우승 12회'라는 알짜배기 커리어도 쌓았다. 대구 구단에서도 그의 이러한 경력을 높이 사 '구단 최초 K리그1 3위'를 수확한 이병근 전 감독과 결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분명 있었다. 변방에 가까운 태국 프로축구 리그 우승 경험을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었고, 그의 전술과 전략이 리그 최상위 전력을 갖춘 팀에서 활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는 고난도의 것이란 지적이었다.
두 감독을 향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 팀 순위가 곤두박질쳤고,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며 '실패한 감독'으로 남았다. 그렇지만, 분명 감독 선임 과정 때 구단이나 팬이 긍정적으로 판단한 장점들도 있는 인물들이었다.
삼성과 대구의 차기 정식 감독 후보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또한 흥밋거리고, 관심이다. 어떤 감독을 선택하느냐는 선수단 전력 구성이나 구단과의 협조, 팬들과의 소통 등 여러 요소를 결정짓는다. 삼성도, 대구도 팀에 맞는 명장의 조건에 대해 고민해볼 때다.
최시웅기자〈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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