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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바나나 꽃이 피었습니다'…되살아난 도심속 생태하천 '동화천'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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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동화천 산책로에 식재된 바나나풀에서 바나나 꽃이 피었다. 오주석 기자

대구 북구의 생태 하천인 동화천이 도심 속 힐링 공원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열대성 식물인 바나나와 당종려 나무가 산책로 곳곳에 식재돼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가 하면 유지용수 도입으로 사계절 마르지 않는 특별한 하천으로 변모했다.

◆'바나나 꽃이 피었습니다'
최근 동화천에 경사가 났다. 지난 4월 대구 북구 동변교 인근 동화천 변에 심은 바나나 풀(초본 식물) 20주 중 한 포기에서 바나나 꽃이 열려 유명세를 타고 있어서다. 자주색 포엽(苞葉)이 촘촘하게 뭉친 바나나 꽃 사이에는 손가락 모양의 작은 열매가 자라는 중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 노지에서 열대 과일의 상징인 바나나 열매가 열린 특이한 사례로,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북구 동변동 주민 강일홍(75)씨는 "노천에서 바나나가 자라는 것도 신기한 데, 꽃까지 피니까 놀라울 따름"이라며 "먼 미래에는 동화천산(産) 바나나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웃어 보였다.

동화천에는 바나나 풀 외에도 열대성 식물인 당종려 20주가 식재돼 행인들에게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동화천 변 주변은 1년 내내 꽃이 피는 사계 장미 공원과 잔디밭, 물억새, 캐슬락 옹벽이 조화를 이뤄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공간과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깔끔하게 정돈된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역시 동화천만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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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동화천변에 자주색 포엽이 촘촘하게 뭉친 바나나 꽃 사이에 손가락 모양의 작은 열매가 자라고 있다. 오주석 기자


◆다양한 어종…'야외 수족관'
조선시대 중기 물이 옥과같이 맑아 '옥계(玉溪)'로 불렸던 동화천이 과거의 명성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동화교 아래 징검다리 주변에는 2급수에 주로 서식하는 피라미부터 잉어, 누치, 갈겨니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어른 팔뚝보다 큰 어종도 하천 인근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면서 멸종 위기 동물인 수달이 출몰하기도 한다. 실제 동화천은 대구시가 파악한 수달의 주요 서식지로, 동화교 아래에는 '낚시(수달보호) 금지'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인근 주민 황모(35·대구 북구 서변동)씨는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맑고 어종의 종류도 다양해 징검다리를 건널 때마다 야외 수족관에 온 기분"이라며 "동·식물과 주민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 환경을 계속해서 조성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유지용수가 도입되면서 동화천은 1년 내내 맑은 생태 하천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과거 동화천은 대구 동구 공산댐에서 방류되는 물이 부족해 봄이나 겨울에 건천(乾川)이 되곤 했다. 이에 북구청은 금호강 물을 끌어 올려 동화천 상류 구간인 공산교와 왕산교에서 하루 2만t을 방류하는 유지용수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천으로 용수가 지속적으로 공급되면서 수질 개선 효과는 물론 악취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했다.

◆동화천 재해예방사업 올해 마무리
친수(親水) 공간으로의 활용성도 높였다. 대구 북구청은 주민들이 손쉽게 동화천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동변교와 동화교 주변에 데크 계단 6개를 설치하고, 산책로가 단절되지 않도록 동화천 내 징검다리 4개를 추가로 도입하기도 했다. 아울러 홍수 등 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물길(2.6㎞)을 정비하고, 홍수방어벽(502m)과 옹벽(1.9㎞)을 설치하는 등 혹시 모를 재해 예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북구청은 또 동화천 재해예방사업의 일환으로 동화천 하류인 동화교에서부터 연경지구 방면 약 1.1㎞ 구간을 새롭게 정비했다. 2017년 착공해 2022년 6월까지 5년간 진행된 동화천 재해예방사업(사업비 190억원)은 치수와 이수, 생태기능 증진 및 생물의 다양성 확보, 주민들에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친수 공간 조성을 목표로 추진됐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에 조금이나마 마음 놓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자 동화천 복원사업을 계획했다"며 "앞으로도 동화천의 지속적인 유지·관리로 주민들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것은 물론, 도시와 자연이 함께하는 도심 속 수변공간으로 조성해 주민들이 자주 찾는 힐링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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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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