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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핫 토픽] 상상 속 동물 '재택근무'

2022-09-02

▶지난달 17일 인사혁신처가 '자율근무제'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스터디카페 등 원격근무가 가능한 장소와 시간을 확대한다. 원격·자율근무 등 공무원 근무 형태 유연화가 시범 도입되는 것이다. 이는 2030 공무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조기 이탈을 막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대구에 거점 오피스를 열 계획이다. 거점 오피스는 직원이 출퇴근 시간을 아껴서 근무 장소 제한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유 사무공간이다. 이는 경북 구미사업장 근무자의 효율적 업무를 위한 공간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매출 100대 기업 중 72.7%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또 재택근무를 할 경우 사무실 출근 대비 업무생산성이 90% 이상이라는 평가는 29%로 조사됐다. '정상근무 대비 업무생산성이 80~89%'라는 응답은 30%로 나타났다. 경총 관계자는 "근무 유연화에 부합하는 근로기준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자녀가 있는 직원들에게 탄력적 근무 시간을 허용하고 재택근무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 중 하나다. 재택근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일본인도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점차 수용하고 있다.

▶재택근무는 어떤 이에겐 상상 속 동물 같은 이야기다. 업무환경 탓은 아닐 것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바로는 2021년 한국의 가구 인터넷 보급률은 81.9%다. 인식 문제다. '사무실에 와야 출근'이라는 보수적인 개념이 아직 남아있다. 또 같은 직장이라도 보수관리 등 특정업무는 재택근무가 어렵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업무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무조건적 평등이 재택근무 확대를 방해한다.

▶생활방식이나 제도가 과학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문화지체현상이라 한다.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더불어 PC원격제어·메신저·e메일 등 기술을 갖췄다. 코로나19가 대구를 휩쓸 때 옆자리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도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았다. 재택근무로 위험을 줄일 수 있었지만 제도나 인식이 부족해 원격근무를 하지 못하고, 또는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한다. 그 터널이 끝나도 기술의 발달이 가져다준 재택근무라는 혜택을 활용하지 못하는 건 비효율 아닐까.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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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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