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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 '자화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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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 '거꾸로 보는 세상' |
온통 인간들의 얼굴이다. 그 얼굴은 거칠고 투박하며 변형돼 있다.
작가는 우리 삶 속에서 느꼈던 다양한 사람들의 내면세계가 담긴 얼굴을 화폭에 담고 있다.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내면세계를 거친 물감의 덧칠과 롤러를 이용한 표면 처리 등의 기법으로 독창적으로 표현해 낸다.
그림 그리는 의사인 '윤성도 문인화가의 초대전'이 계명대 행소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윤성도 계명대 의과대학 석좌교수는 중·고등학교 시절 그림에 관심이 많아 미술부에 들어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로 근무하면서도 일요화가회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다수의 단체전과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계명대 행소박물관이 미술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화가가 아닌 비전업 화가이지만 새로운 시각과 표현 방법을 계속적으로 탐구하는 윤성도의 도전정신에 주목해 1990년부터 2022년에 걸쳐 그린 작품 50여 점을 기증받아 선보인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의 내면을 담은 얼굴 그림과 함께 고흐의 자화상,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 뭉크의 절규 등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 명화를 재해석한 그림이 전시된다. 에드워드 올비의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 신화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린 그림도 만나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세밀한 인물화가 아닌 거친 질감 투성이다. 게다가 사람의 얼굴을 거꾸로 그린 그림도 많다.
이처럼 그림 속에 나타나는 물감의 거친 덧칠, 강렬한 색채, 거꾸로 그린 인물, 괴이한 표정의 인물 등은 기존의 전통과 관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독일의 신표현주의 미술의 영향이자 작가의 예술에 대한 도전 정신을 나타낸다.
남궁현 계명대 행소박물관 전시기획자는 "윤성도 교수는 끊임없는 작품의 모방과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면서 "전시되는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을 통해 작가가 담으려고 했던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 숨겨져 있는 또 다른 나의 얼굴을 찾아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30일까지.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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