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출신 5선 중진·현직 국회부의장 '윤핵관 최다선'
권성동 제안 완강히 거절하다 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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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 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부의장이자 당내 최다선(5인)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했다. 당 초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 유력했으나 고사의 뜻을 밝혀, 성사되진 못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7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정 부의장을 모시기로 의총에서 결정했다"며 "정 부의장이 여러 이유를 대면서 고사해 외부로 방향을 돌렸는데 접촉한 외부 인사께서 우리 당에 대해 잘 모른다. 잘 모르는 당에 와서 비대위장을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완강하게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거절한 외부인사가 박 전 부의장인지 묻는 질문에 "실명을 거론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오늘 다시 정 부의장과 통화하고 세 번이나 찾아가 설득했다. 당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국회)부의장까지 하시는데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도와주셔야 한다"고 했고, "(정 부의장은)완강히 거절하다 세 번째 찾아가니 마지막에 승낙해줬다"고 전했다.
권 대행은 국회 부의장과 당 비대위원장을 겸직한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전례가 두 번 있다. 우리 당헌이나 당규에는 비대위원장 조건에 대해 자격요건에 대해 제한조건이 없다"며 "정 부의장의 임기는 12월 말이라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 부의장이 적절히 판단하리라 보고 있다"설명했다.
최종적으로 정 부의장이 새 비대위의 키를 쥐게 되면서 국민의힘은 추석 전 비대위 출항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일 비대위를 출범 시키겠다"고 말했다. 새 비대위원장을 수락한 후 정 부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 당원의 총의를 모아 하루속히 당을 안정화하겠다. 당의 확고한 중심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 발 '가처분 리스크'에 대해 정 부의장은 "이 전 대표가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분열상과 갈등상을 이어가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요청드린다"며 "(이 전 대표와) 최근에 통화한 적 없다. 아직 (만날) 계획이 잡혀 있지 않지만,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내홍에 대한 책임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권 원내대표의 후임자 선출 작업도 추석 연휴 이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새 비대위가 출범한 직후 권 원내대표가 사의를 밝히고 원내대표 경선이 시작되리란 전망이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다음 주 중에 새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대위의 안정적 운항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추가로 낸 2건의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이 추석 연휴 직후인 14일 잡혀 있어, 이 중 한 건만 인용되어도 새 비대위가 또다시 좌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더 큰 혼돈에 빠지게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달 안에 새 비대위원 인선, 차기 원내대표 선출까지 마무리된다면 당의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내년 초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통해 당 혼란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임명은 8일 오전 전국위 의결 절차를 통해 완료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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