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사드반대 단체 회원과 소성리 할머니들이 군수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
8일 사드반대 단체 회원과 소성리 할머니들이 군수실 앞에서 평가위원 명단공개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소성리 종합 상황실 제공> |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둘러싼 긴장감이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음에도 고조되고 있다.
사드 반대 단체는 추석 연휴 이후 국방부의 '사드 기지 정상화' 조치가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코로나 19 이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출향민들은 사드 관련 긴장감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7일 사드 기지 관련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서 심의한 평가 항목과 범위 결정 내용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17공-A지역 환경영향평가)는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21만1천㎡가 대상이며, 사업시행자는 주한 미군 사령관, 승인기관과 협의 기관은 각각 국방부와 환경부로 나타났다.
협의회는 △대기질 △온실가스 △수질 △수리·수문 △토지 이용 △토양 △지형·지질 △자연생태환경 △소음·진동 △친환경적 자원 순환 △전파장애 등 11개를 중점평가 항목으로 선정했다.
이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사드 반대단체 회원들은 "밀실에서 진행된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결과는 원천무효"라며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소성리 사드 기지는 환경영향평가법상 사업 시행 전 해당 계획의 적절성이나, 입지 타당성을 전략적으로 평가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며 "그러나 국방부는 부지 쪼개기 공여라는 꼼수로 소성리 사드 부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시행하지 않았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대해서는 "5년 전 사드 배치를 위해 진행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조차 공개하지 않았다"며 "일반환경영향평가는 사드 정식 배치를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반대 단체 회원들은 8일 이병환 성주군수를 찾아 일반환경영향평가와 관련 면담을 했다.
이날 반대단체 회원들은 지난 4일 새벽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소성리 마을을 봉쇄하고 대형미군 장비 차량이 마을 길로 통과한 사안에 대해 성주군의 재발 방지 대책 강구를 요구했다.
이어 일반환경영향평가 항목과 관련해서는 "공사 차량과 군용차량의 마을 길 통행 시 안전대책에 대한 평가항목과 유류 유출로 인한 토양 오염의 경우 공사 시 유출 오염만 적시되고 운영 시 유출 오염은 제외되었다"라며 고의성이 짙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반환경영향평가 평가위원 명단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병환 성주군수가 주무관청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자 군수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추석 연휴 후 국방부의 '사드 기지 정상화' 조치가 본격 추진되면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주 7회 사드 기지에 대한 지상수송을 시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드 반대단체도 평일 3회만 실시하던 반대 집회를 평일 5회 아침 집회를 열어 이를 저지해 나가기로 했다.
반대 단체는 "정부가 사드 반대 활동과 관련해 사법권을 남발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서도 맞대응하기로 했다.
이들은 "2017년부터 2021년 4월까지 사드 반대로 처벌된 인원이 11명이었으나 사드 기지 공사가 시작된 2021년 5월부터 최근까지 (경찰의) 출석 요구서를 받은 인원이 39명"이라고 밝히고 또 "경찰이 출석을 요구한 죄목은 일반교통방해 및 집시법 위반이며 도로 위에 연좌해 앉아 있었다는 이유"라며 "도로에 연좌해 있는 것만으로 일반교통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대법원판결을 통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함께 대응단을 구성해 반대 활동 정당성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성리를 중심으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은 출향인들의 가슴은 무겁기만 하다.
출향인 A 씨(경기도)는 "코로나 19 이후 3년 만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고향을 찾았다"며 "하지만 사드 관련 소식으로 고향에 긴장감이 끊이질 않아 가슴 속 한쪽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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