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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중 '무제' |
"예술이란 어둠에서 벗어나 아름다움과 빛으로 향해 가는 끊임없는 과정이다."
'빛의 사제'로 불리는 재불 작가 김인중 신부의 특별 초대전 '빛의 화가'展이 30일까지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예담갤러리(대구 중구 남산동)에서 열린다.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김인중은 1968년 예술과 사제의 꿈을 품고 단돈 100달러를 들고 스위스로 유학을 떠났다. 1974년 도미니코수도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1973년 파리 쟈크 마쏠(Jacques Massol)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이래 유럽 각국을 비롯해 미국·일본 등에서 꾸준히 전시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예술 경력 50년의 김인중은 화려한 색채와 독창적 추상화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동양의 여백과 서양 색채가 조화된 독창적인 작업뿐만 아니라 특히 스테인드글라스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유럽 50여 개 성당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했는데 대표작으로 프랑스 브리우드 바실리카의 스테인드글라스를 꼽을 수 있다. 2019년에는 프랑스 앙베르에 그의 이름을 붙인 미술관이 설립됐으며, 지난해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담은 KBS 다큐 '천사의 시'가 방영되기도 했다.
김인중은 유화와 스테인드글라스화를 비롯해 근래에는 세라믹 작품을 소개하며 창작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크고 작은 그의 유화 작품을 선보인다. 2호 소품 36점과 10호 이상 작품 5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저는 동양화나 서양화가 아니라 말이 통하지 않아도 모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세계화(世界畵)를 그리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서양의 추상화 같으면서도 동양의 수묵담채화처럼 보이는 것도 그런 연유일 것"이라고 했다.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삼화 수녀는 "신부님의 작품 타이틀은 모두 무제다. 그림을 그릴 때는 스스로 제목을 정하지만 무제로 관람객 앞에 선보인다고 했다. 신부님께서는 '제 그림에서 의미를 찾지 마십시오. 형태와 색에 당신의 눈이 귀 기울이도록 내버려 두십시오'라고 하신다"면서 "수묵담채화 같기도 하고 수채화 같기도 한데, 유화라고 하니 관람객들이 신기해 한다. 특히 작가들이 갤러리를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16일 오후 2~5시에는 갤러리에서 작가와의 만남도 가질 수 있다. 관람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이지만 이날은 30분 연장 오픈한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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