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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화 'HOMO-VIAT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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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희 '퍼니래비의 벚꽃엔딩' |
조미화·이인석·서진희의 작품을 만나는 '가을바람 불다 - '3人3色'展이 앤갤러리(대구시 수성구 청호로 96길 18)에서 22일까지 열린다.
조미화는 수많은 주사기에 물감을 넣은 뒤 이 주사기를 이용해 아크릴 물감을 켜켜이 쌓아 올리는 추상 작업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림을 대하는 순간, 묵묵히 수행을 하는 듯한 노동의 집약과 시간의 축적이 느껴진다. 그의 작품 'HOMO-VIATOR(홀로 걷는 자)'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마치 직물을 짜듯 견고하게 표현했다.
전통적 회화기법을 탈피하고자 하는 이인석은 작업을 할 때 굳이 논리나 개념적 틀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재료의 탐색과 색다른 표현기법을 끊임없이 모색하며 현대미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부직포를 이용한 결(缺)시리즈를 내놓는다. 부직포에 열을 가해 적적히 녹이고 그 틈을 이용해 아크릴 물감을 밀어 넣는다. 갈라진 틈은 물리적인 외력에 의해 생성된 현상이라기보다 작가의 기억과 경험에서 소환된 에너지의 축적으로 인한 팽창이 자연스럽게 결을 이룬 것이다.
바느질을 취미로 하던 서진희는 우연히 헝겊으로 인형 만들기를 했다. 자신이 만든 토끼 인형에 애정을 가지던 작가는 어느 순간 자신의 그림 속에 토끼인형을 등장시키고 스토리를 이어왔다. 그의 그림은 퍼니래비라는 토끼 인형을 통해 일상의 스토리를 재미나게 풀어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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