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매화로 피다'展...23일까지 DGB갤러리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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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언 '한글, 매화로 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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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언 '한글, 매화로 피다(ㅇ)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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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언 '한글, 매화로 피다(ㅏ)' |
한지에 먹을 이용해 한글의 자음이나 모음의 선을 기운차게 긋는다. 그리고 한글의 자모를 번갈아 그리며 매화의 꽃점을 찍는다. 가지가지마다 붉은 꽃점이 조형미를 내뿜는다. 아리따운 한글이 매화로 피어나는 순간이다.
이 같은 신선한 발상으로 새로운 '한글 문자추상'의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백천 서상언의 개인전 '한글, 매화로 피다'展이 23일까지 대구은행 본점 1층 DGB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껏 매화도에서 시도된 바 없는, 한글 자모(子母)의 붉은 화점(花點)이 구경거리인 서상언의 매화도 28점을 만나볼 수 있다. 한글 자음 14자와 모음 10자의 직선과 곡선 미학은 초성과 중성 획의 무궁무진한 운용의 묘를 낳는다. 특히 이응과 히읗의 곡선미는 문자 추상의 절경을 이룬다는 평이다.
이번 전시에서 대작 '한글, 매화로 피다'는 눈여겨볼 작품으로 꼽힌다. 스펙터클한 구도의 이 작품에 표현된 구불구불 뒤틀린 노매(老梅)의 풍상에는 매화를 그리는 다섯 가지 묘법인 화매오요(畵梅五要)가 다 들어 있다. 화폭 중앙에 'ㅇ(이응)'을 두고, 그 원 속에 한 줄기 쭉 뻗은 매화를 심어놓은 작품 '한글, 매화로 피다(o)1'도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김동원 시인은 이번 전시에 대해 "백천은 '무엇이 현대 수묵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독창적 디자인으로 제시한다"면서 "이번 전시는 현대 수묵화의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그가 보여준 파격과 심미안은 실로 대단하다. 대담한 스케일과 구성, 지칠 줄 모르는 아이디어는, 한지 초묵의 신비로운 흑색의 세계로 이끈다"고 평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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