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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지붕인 야외 미술관' 달성대구현대미술제 10월3일까지

2022-09-21
하늘이 지붕인 야외 미술관 달성대구현대미술제 10월3일까지
이승희의 'TAO_Bamboo'


하늘이 지붕인 야외 미술관 달성대구현대미술제 10월3일까지
조성묵의 'Messenger'


하늘이 지붕인 야외 미술관 달성대구현대미술제 10월3일까지
이찬주의 'Connecting bridge'

푸릇푸릇한 잔디와 낙동강 물소리, 현대미술 작품이 한 데 어우러진 '하늘을 지붕으로 한 야외 미술관'이 절찬 운영 중이다. 강정보 디아크 광장에서 10월3일까지 열리는 '2022 달성대구현대미술제'다.

조각과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전시 작품들이 세계적인 건축가 하니 라시드가 디자인한 기하학적 건축물인 디아크와 어우러져 다채로운 조형미를 선사한다. 살랑살랑 옷깃을 스치는 바람을 맞고, 강물 소리를 들으며, 하늘 위 구름을 올려다보면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이 성큼 저만치에 가 있다.

달성대구현대미술제는 1970년대 대구 출신의 젊은 작가들이 기성 미술계의 경직성에 도전하며 다양한 미술 실험을 펼쳤던 '대구현대미술제' 정신을 계승하고자 2012년 처음 시작됐다. 특히 미술제가 열리는 강정은 한국 최초의 집단적 미술 이벤트로 기록되는 1977년 '제3회 대구현대미술제'가 열렸던 곳으로, 한국 현대미술에 있어 역사적 의미가 크다.

올해 11회째를 맞는 미술제의 주제는 '미술의 공진화(共進化) : 함께 진화한다'이다. 공진화는 여러 종(種)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변화해간다는 의미로, 이번 미술제에서는 시민 사회와 문화예술계, 참여하는 예술작가와 대구 미술계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함께 진화한다는 공생의 가치를 전달한다.

올해 전시에는 국내 25명, 국외 1명 등 총 26명의 작가를 초청했다. 고수영, 권순범, 김구림, 김채연, 노주환, 노창환, 노치욱, 류신정, 류인, 박현기, 배윤정, 변지훈, 손노리, 송필, 양순열, 오동훈, 오채현, 이강소, 이기칠, 이승희, 이연숙, 이웅배, 이지현, 이찬주, 조성묵, 세골렌 페로 등이다. 43년 전 대구현대미술제를 창립한 중견 작가에서부터 1995년생 신진 미디어 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해 전통적인 조형 작품에서부터 미디어, 설치 작업까지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미술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남인숙 교수는 "동서남북에 현대미술 1세대인 4대 천왕 조성묵·이강소·박현기·김구림의 작품이 배치돼 있다. 이를 테두리로 중견작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자리한다. 연령대로 보면 현대미술 1세대부터 차세대까지, 장르는 추상은 물론이고 형상 미술에서부터 디지털 상상에 이르기까지 풍성하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하늘이 지붕인 야외 미술관 달성대구현대미술제 10월3일까지
오동훈의 '바라보다'(사슴 형상)와 꽃으로 된 글자 작품인 노주환의 '가족'.


하늘이 지붕인 야외 미술관 달성대구현대미술제 10월3일까지
손노리와 노치욱의 작품이 설치된 '거닐다, 머물다, 만들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평범한 일상 사물을 조각의 대상으로 포용해 뜻밖의 의미를 경험하게 하는 조성묵의 'Messenger'가 당당히 맞아준다. 변지훈의 '별무리'는 관객의 움직임을 신시간 반영하는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으로 반응이 뜨겁다. 실험 미술의 선구자인 김구림의 신작 '음과 양', 연결이 필요한 시대 속에서 새로운 다리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이찬주의 'Connecting bridge', 과거 대구의 도심과 시민들의 반응이 담긴 박현기의 '도심지를 지나며' 등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소동파의 시 중에서 붉은 대나무에 영감을 얻어 제작한 세라믹 대나무 작품인 이승희의 'TAO_Bamboo'는 햇빛에 반짝이는 빛깔이 곱고 살랑이는 바람이 내는 쨍그랑 소리가 흥미로운 작품이다. 대구현대미술제를 창립한 주역인 이강소의 '강물의 기억'도 무척 인상적이다. 빗소리, 개울물소리, 폭포소리, 파도소리를 가로등에 실어 강물과 만나게 하는 작품으로 인간 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이 사물과 자연의 일원 중 하나로 관계에 참여한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이와 함께 미술제 기간동안 작년 4월 개관한 달천예술창작공간 제2기 입주작가 6명(김재홍, 박두리, 박지훈, 이승희, 이숙현, 배혜진)이 참여하는 특별전시도 진행된다.

전시 이외에, 오는 22일 오후 2시에는 디아크 바이탈룸에서 '상상을 따라가는 인류 -미술, 연결, 공진화'라는 주제로 미술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또한 손노리, 노치욱 작가와 함께 하는 시민참여프로그램 '거닐다, 머물다, 만들다'도 운영돼 현대미술을 보다 가깝게 향유할 수 있다.

남인숙 감독은 "이번 전시는 '연결의 마디'에 대해 고민했다. 미술작품 자체가 이미 시간과 공간, 인종과 민족을 초월하는 매개의 미디엄이며, 강정은 동시대 미술 축제의 장으로서 이러한 기억을 간직한 장소"라면서 "강정에서, 미술의 조용한 연결이 자연스레 안과 밖을 연결하는 뫼비우스의 연대를 이뤄 미래의 상상력을 불러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053)659-4282
글·사진=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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