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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고 덜어내는 마이너스의 사유…윤선갤러리, 이창훈·한지석·박인성 3인전 'Minus'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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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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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석 '정지된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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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성 'Behind the veil'

'Minus'.


덜고 덜어냄으로써 원래 있었던 경지로 회귀하려 한다.


이 같은 마이너스 사유를 통해 현대미술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이창훈·한지석·박인성 작가가 참여하는 3인전 'Minus'展이 25일까지 윤선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작가들의 주요 작품과 신작을 포함한 25여 점을 선보이며, 회화·사진·영상·설치작품 등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만나볼 수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활동하다 2009년부터 우리나라에 첫발을 디딘 이창훈은 시간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우리의 일상에서 좀 더 다가가기 쉽게 시각적으로 풀어서 보여주는 개념 미술 및 설치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이창훈의 '한강' 연작은 작가가 최초로 보여주는 신작이다. 작가는 감상의 대상인 수석(壽石)을 석고로 캐스팅한 뒤, 캐스팅된 주형틀에 채집한 한강 물을 얼린다. 이런 작업을 통해 온갖 서울 사람들의 욕망과 생활의 먼지를 포용하고 있는 한강 물은 수석의 형상으로 변모하게 된다. 작가는 수석 형상의 한강 물이 융해되는 찰나를 사진으로 찍는다. 감상의 미적 대상으로서 수석의 빙결은, 온갖 욕망의 잔해는, 영원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한지석은 개인적 기억과 사회적 기억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주제로, 푸른색 회화로 작업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상반되는 다양한 욕망의 충돌을 그리기도 하고 없애기도 한다.
작가가 바다보다 푸른 심연의 회화를 처음 선보였던 것은 2013년 무렵이다. 한지석의 회화는 신문 기사에 등장하는 사진과 정보와 연관된다. 작가는 우리가 기억하고 판단하며 잊고 오해하는, 모든 상념을 블루스라는 회화적 연주로 변용한다. 그것은 추상과 재현의 경계에 있으며,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을 동시에 관통하기를 요구한다. 한지석 작가는 세상의 모든 사건을 덜고 덜어서 가장 우울하면서도 고귀한 장면으로 승격시킨다.

박인성은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활동하다 귀국해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탐구하고 있다. 주로 아날로그 필름을 주요 소재로 하며, 다큐멘터리의 불가능성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진실일 것이라고 믿는 아날로그 필름에 가짜 날짜 정보를 넣어 조작하고 산화 용액을 넣어 손상시킨 작품을 보여줌으로써 '다큐멘터리가 진짜 가능한가'라고 관람객에게 물음표를 던진다. 또한 그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을 잘 표현해 주는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에 떴던 이미지 일부를 촬영해 캔버스에 인화한 뒤 혼합 매체를 이용해 회화 작업을 더한 최신작도 선보인다.

윤선갤러리 관계자는 "이들 세 작가는 변화무쌍하고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럽게 벌어지는 현실의 사건으로부터 통찰력 있는 내면적 사유를 예술적 형식으로 승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는 외부세계의 사건과 양상의 계기로부터 자기 자신으로 돌아와서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며, 더욱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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