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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리더 부재 사회

2022-09-30

동서고금 시대·사회에 따라
이상적 리더상 다르겠지만
3고시대 고통받는 국민은
비전제시하는 유능한 리더
예의염치있는 사람을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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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리더(leader)란 자신이 이끄는 조직이나 국가가 추구하는 비전이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지도자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리더가 중요한 이유는 리더 개인의 성공은 물론 조직이나 국가의 성패와 운명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시대와 사회에 따라 이상적인 리더상은 약간 다르겠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성공적인 리더의 공통적인 핵심경쟁력으로 열정, 결단력, 추진력, 혁신, 긍정, 헌신, 배려 등을 든다. 이들 7가지가 보편적으로 많이 언급되지만 필자는 바람직한 리더의 충분조건으로 비전 제시, 필요조건으로 예(禮)·의(義)·염(廉)·치(恥)를 들고 싶다.

먼저 충분조건인 비전 제시 능력은 리더가 조직이나 국가의 미래상인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는 능력이다. 유능한 리더는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비전을 제시하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한편 구성원들로 하여금 단순히 따르게만 할 것이 아니라 리더가 제시한 비전을 공감케 하여 비전달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리더 스스로 비전을 만들고 달성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책과 수단을 모아야 하고, 또한 구성원과 소통해야 한다.

필요조건은 예의염치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인 관중은 나라에는 네 가지 강령, 즉 예의염치가 있다고 하였다. 예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넘지 않은 것, 즉 절도를 지키는 것이고, 의란 자신을 내세우며 분별없이 나서지 않는 것이며, 염이란 허물과 잘못을 감추지 않는 것이며, 치란 수치와 부끄러움을 알고 그릇되거나 나쁜 것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절도를 지키면 리더의 자리가 평안해지고, 의를 지키면 국민 사이에는 교활함과 거짓된 속임수가 없어지고, 염을 지키면 행실이 저절로 온전해지고, 치를 알면 사악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따라서 나라의 리더들이 절제하지 않으면 국민이 일어나 민란을 일으키게 되어, 결과적으로 예의염치가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하였다.

이상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춘 대표적인 리더가 바로 지난 8일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다. 여왕은 통합적 비전 제시로 과거 식민지였던 영연방 국민으로부터도 존경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 감정은 자제하면서 예의염치를 지키는 모습으로 영국민의 단결을 이끌어내 존경을 받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리더들은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충분조건인 비전 제시는커녕 언행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등 필요조건인 예의염치를 갖추지 못하여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로서 입법기구라는 것은 망각한 채 정부 대변인 혹은 여의도 출장소 역할을, 야당 국회의원들은 당대표 대변인 혹은 특정 인사 '변호인' 역할에 충실하는 것을 보면 절로 냉소가 나온다. 오피니언 리더 역시 자신들의 한마디가 갖는 말의 무게가 엄청남에도 불구하고 예의염치 없이 일반 시민들조차 공개적으로는 입에 오르내리기를 꺼리는 '꼼수' '딴지' '개고기 장수' 등등과 같은 수준 낮고 자극적인 말들을 너무 쉽게 한다. 맹자는 예의염치 중에서도 치, 즉 부끄러워함이 사람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는데 부끄러움 자체를 모르는 것 같다.

국민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3고 시대, 즉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신음하고 있는 현재, 제대로 된 리더, 즉 국민이 공감하는 비전 제시와 말과 행동의 품위를 지키는 예의염치 있는 리더를 간절히 원한다.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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