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미래는 중견기업, 인력확보 기술향상이 과제
지역 중견기업들이 대구에 본사를 두면서 겪는 첫번째 애로사항으로 '인력확보' 를 꼽았다. 대기업 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중견기업 육성이 대구경제 활로개척의 대체제로 꼽히는 만큼 고급인력 확보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견기업은 자산규모 5천억 원 이상, 5조 원 미만 기업이다.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가 대구지역 전체 중견기업 122개사(2020년 결산 기준) 중 설문조사에 응한 90개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 대구에 본사를 두면서 겪는 주요 애로사항(기타 응답 제외) 중 '인력확보'가 48.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응답 중견기업의 지난해 채용인원 2천789명 중 지역(최종학력 소재지 대구·경산) 출신 비중은 75.2%였다. 지역의 중견기업들은 고급 인력 유치가 수도권에 비해 불리하다는 입장을 줄기차게 밝혀왔다.
이어 △애로사항 없음(13.2%) △자금조달(11.0%) △사업기회(8.2%) △판로개척(5.5%) △물류인프라(5.5%) △연구개발(4.6%) △정주여건(1.4%)이 그 뒤를 이었다.
자금 조달 시 겪는 주요 애로사항으로 금리상승(54.8%)을 응답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기업 경영상 개선이 필요한 제도로는 주 52시간 근로(31.0%)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세계 최고 기술 대비 자사 보유 기술(서비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묻는 질문에 일반적인 수준(58.2%)이라고 평가한 기업이 과반수였고, 세계시장 경쟁력을 갖췄다는 기업은 27.8%, 해당 분야 선두기업이라고 평가한 기업은 7.6%로 집계됐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본사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해온 현실에 비춰보면 기술력을 갖춘 지역 중견기업의 육성이 바람직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비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구지역 중견기업 122개사가 전국 중견기업 (5천526개) 중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전년(2019년 결산 기준)의 2.5% 보다 0.3%포인트 줄었다. 종사자 수는 3만1천명, 매출규모는 17조2천억원이며, 제조업이 58개 사(47.5%), 비제조업이 64개 사(52.5%)로 집계됐다.
특히 제조업은 자동차 관련 기업이 50%를 차지했다. 자동차 산업의 호황과 위기 여부에 따라 지역경제 전반의 운명이 갈릴 수 있는 구조다.
지역 중견기업 10곳 중 4곳 정도가 신산업을 추진 중인 점은 고무적이다. 추진 분야는 미래차 산업(55.9%)이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전체 응답기업 중 연구개발(R&D) 수행 비율은 절반 정도(50.6%)로 나타났고, 연구개발 방식은 자체개발(단독)비중이 69.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응답 중견기업의 53.6%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ESG 경영 도입 중인 기업은 39.8%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의 자문을 담당한 이재민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대구 중견기업의 자동차 산업 편중 △수도권 대기업 협력사라는 한계 △ESG 경영도입에 소극적인 점 등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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