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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ulture] 무의식 세계의 무한성에 빠져들다

2022-10-07

29일까지 수성구 갤러리전서

이기성 작가 'Kalpa:겁(劫)'展

[Art&Culture] 무의식 세계의 무한성에 빠져들다
이기성 '겁(Kalpa)'

'쇳가루'의 물성을 이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이기성의 개인전 'Kalpa: 겁(劫)'展이 수성구 갤러리전에서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작품 재료는 쇳가루다. 쇳가루를 주로 쓰는 이유에 대해 작가는 "회화적 확장성에 대한 미학적 모색의 과정 중 자연물인 쇳가루가 주는 강한 물성의 힘과 산화됐을 때의 색이 물감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기성은 2019년부터는 쇳가루를 대형 캔버스 위에 올리고 손이나 나무막대로 밀어 고착하게 하는 '겁(Kalpa)' 연작을 진행해 오고 있다. 쇳가루 천연의 색이 가진 묵직함과 단순한 색의 묘미를 일필휘지의 선 또는 면으로 표현한 시리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산화된 쇳가루의 조형과 여백을 통한 회화적 접근이 돋보이는 겁(Kalpa) 시리즈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겁(Kalpa)은 산스크리트어로 어떤 시간의 단위로서 계산할 수 없는 영원하고 무한한 시간을 말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겁(Kalpa) 시리즈 작품은 경계구역을 통해 소멸할 수밖에 없는 모든 것들의 존재론적 유한성을 암시하고자 한다.

작가는 최근 선보이는 겁(Kalpa) 시리즈에 대해 "사유 과정의 정신적 표출이라는 근본적 변화를 갖고자 좀 더 단순하고 회화적으로 접근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작가는 개인의 생각과 의식을 배제한 채 물질과 행위만 남는 무의식 세계의 무한성을 보여준다. 무의식의 흐름대로 펼쳐진 쇳가루의 입체감이 주는 조형미와 화면의 여백은 조화롭다. 특히 부식된 쇳가루에서 번진 자연스러운 얼룩의 경계는 무한한 시간에서도 소멸하는 존재의 유한성에 대해 넌지시 말을 건네는 듯하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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