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은 시대변화에 따라
자국의 이익중심 정책 변화
정부도 산업에 미칠 영향
득실 따져서 대책 강구 필요
기술·제품의 경쟁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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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
8월16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서명하였다. 이 법안은 표면적으론 재정적자를 축소하여 인플레 압력을 완화하겠다는 것이지만 내용적으론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자국생산이 요지이다.
태양광,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안보를 위해 3천690억달러를 투입하되 미국에서의 조립·생산을 조건으로 보조금을 주고 만약 미국과 우호국가가 아닌 중국 등 제한국가에서 생산된 부품과 광물을 사용하면 아예 보조금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그 결과 배터리의 핵심소재를 주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처럼 미국은 시대변화에 따라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그들의 산업통상정책을 달리하였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0년 글로벌화 전략에 따라 미국의 기업들은 아웃소싱정책을 취하였다. 그러나 중국이 급성장하여 미국의 일자리에 위협을 느끼자 America First를 내세운 트럼프 정부는 리쇼어링정책으로 전환하여 해외에 나가있는 미국기업들이 미국내에 투자하도록 유인하는 정책을 폈다. 그리고 바이든정부에 이르러서는 위의 IRA에서 보듯이 중국과 디커플링하는 정책을 고수하며 중국과 거래하는 나라들이 중국과의 거래로 인해 불이익을 받게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미국은 중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를 포함 인도태평양 16개국을 가입시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IPEF)을 결성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공동체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일명 CHIP4의 반도체동맹을 만들어 핵심산업에 대한 글로벌공급망을 구축해 중국을 산업 면에서 견제하고 포위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투키디데스의 저주를 받은 것이다. 세계는 이제 디글로벌화시대로 가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으로 인해 우리의 입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의 제1교역국가이고 미국은 제2교역국가라는 점이 앞으로 우리의 행보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새로운 공급망 구축을 지켜보면서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과 득실을 면밀하게 따져 영리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첫째, 중국에 대해서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중국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접근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과도한 중국 의존을 줄이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적 뒷받침으로 도와야 한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과 제품만이 중국도 미국도 우리를 필요로 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의 투자처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소재부품 공급망의 다양한 확보를 위해 호주를 비롯해 자원이 풍부한 지역들과 연계하고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수출시장을 확대하여 대외적인 불확실성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셋째, 미국과의 올바른 관계정립이다. 미국은 고도산업국가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자국의 이익에 따라 경쟁 관계로 보기도 한다. 우리도 투키디데스의 저주를 받지 않으려면 미국과의 협력과 경쟁을 지혜롭게 해야만 한다.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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