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구두류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5회 아줌마대축제'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지난 14일 '제15회 아줌마 대축제'가 열리고 있는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인라인 스케이트장.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된 이번 아줌마 축제는 공식 개막 전부터 지역민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축제장 인근에는 벌써부터 양 손에 경북의 농·특산물을 잔뜩 들고 있는 '대구 아줌마'를 쉽게 볼 수 있었다.
14일 오후 대구두류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5회 아줌마대축제'개막식에서 내빈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축제장 내도 마찬가지였다. 대구 달성군과 경북 23개 시·군 농·특산물 홍보 판매 부스 곳곳에서 저렴한 농·특산물을 구매하기 위해 끝 없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경북도 공식 농·특산물 쇼핑몰인 사이소몰 홍보스에는 돌림판 경품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고객 유치에 여념이 없었다.
14일 오후 대구두류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5회 아줌마대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사이소 부스에서 다양한 경북도의 다양한 특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아열대 농산물·수산물 이목 사로잡아
14일 아줌마 축제에서는 기존에 대구·경북에서 주로 판매되던 사과·표고버섯 등 다양한 농수산물 외에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아열대작물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성금화 비단꽃농원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자신이 키운 제품을 아줌마 축제에 선보였다. 성 대표는 "차요테, 동과, 카사바나나 등 5가지의 약용작물이 우리 부스의 주력 제품이다. 경북 김천에서 무농약으로 키운 우리 제품은 저마다 효능 있는 작물이라 많은 손님이 관심을 가졌다"며 "열매마는 위, 장에 좋고 차요테는 철분, 칼슘, 비타민C가 많은 채소 과일이라 잘 팔리고 있다. 아직은 손님들이 아열대작물을 낯설어 하지만 이번 아줌마축제를 통해 아열대작물이 좀 더 친숙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반 샤인머스켓과 달리 붉은 빛을 띄는 '레드 샤인머스켓'에도 구매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서경원 김천시 로컬푸드 연합회 대표는 "일반 샤인머스켓은 열매 색깔만으로 맛을 구분하기 어렵지만 레드샤인머스켓은 색깔로 품질이 보증된다. 일반 샤인머스켓이 달짝지근한 망고 맛이라면 레드샤인머스켓은 상큼한 사과 맛이 나는 것이 일품"이라며 "또한 아삭하고 단단한 식감이 많은 손님의 이목을 끌 거라 확신한다. 처음에는 레드샤인머스켓을 낯설어하던 손님들도 한번 맛보시고는 곧바로 구매해 가셨다"고 미소지었다.
14일 오후 대구두류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5회 아줌마대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영덕군 부스에서 해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경북하면 역시 사과·마늘·고추
이색적 농산물이 구매자의 이목을 끌어도 대구·경북 농특산품의 전통적 강자인 '청송 사과', '영양 고추' '의성 마늘' 등 농산물은 올해도 큰 인기를 끌었다. 아줌마 축제의 가장 큰 매력인 '넉넉한 인심' 도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끌어들이는데 한 몫했다.
이날 영양 고추를 구매한 윤정희(여·68·대구 수성구)씨는 "마침 고추가 필요하던 차였는데 유명한 영양 고추가 저렴히 판매되길래 얼른 구매했다. 올해 처음 와보는 행사지만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 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며 "마침 이번 주말까지 운영되니 가족들과 한 번 더 들러서 필요한 농산물을 구매해볼까 싶다"고 말했다.
또 청송 사과를 구매한 오모(74·대구 서구)씨는 "스무 알 정도의 사과를 1만 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약간 흠이 있는 사과지만 이 만한 가격에 이 품질의 사과를 구매할 수 없을 것 같아 구매했다"며 "아무래도 아줌마축제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인심이 아닐까 싶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이 있는지 조금 더 둘러볼 예정"이라며 서둘러 발길을 재촉했다.
일부 부스에는 지자체 단체장이 방문해 지역의 농산물을 홍보하기도 했다. 이날 이남철 고령군수는 마, 우엉 등 고령 농산물을 판매하는 부스에서 직접 구매자들을 맞으며 농산물을 판매했다.
이 군수는 "농산물 판매뿐 아니라 손님들의 시식도 도와주는 등 우리 지역의 제품을 홍보하고 지역민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방문했다"며 "오늘 고령 부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우엉, 마 등 농산물은 제철에 나는 신선한 농산물로, 다른 곳에 비해 굉장히 달고 맛있는 제품이다. 오늘 아줌마 축제를 계기로 고령의 우수한 농산물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대구두류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5회 아줌마대축제'에서 이남철 고령군수가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사라진 거리두기…자유로운 아줌마대축제
3년 만에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아줌마 축제장을 찾는 판매자·구매자 모두 자유로운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그동안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상품을 구경하던 구매자들은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고 자유로이 제품들을 구경했으며, 일부 부스에서는 시식 행사를 통해 구매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설동권 대구경북능금농협 과장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탓에 인원, 출입구 제한 등 여러 제약이 따랐지만, 올해는 이런 것들에 자유로워 작년보다 사람도 더 많게 느껴지고 축제에 활력이 넘치는 것 같다"며 "손님들의 호응도도 좋아 작년보다 매출도 좋다. 지역 농산물에 대해 열심히 홍보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많은 부스에서 '시식 코너'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사과, 표고버섯 할 것 없이 많은 농산물의 시식이 이뤄졌고, 농특산물을 맛본 구매자들은 고민 끝에 제품들을 사갔다.
제1회 아줌마축제때부터 계속 포항의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는 황보순출 햇살바다 대표 역시 "코로나19 이전에는 꽁치도 굽고 회도 판매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와 시식 등을 통해 손님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확산됐던 3년 동안 손님들이 마스크를 벗을 수 없다 보니 시식이나 음식 냄새를 제대로 맡을 수 없어서 아쉬워하곤 하셨다"며 "올해는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손님들에게 시식 등 다양한 행사를 제공하고 있다. 그 영향 탓인지 벌써 준비한 제품이 다 떨어져 포항에 다시 제품들을 가지러 갔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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