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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아닌 다른 길 찾을 때 됐나

2022-10-16 00:25

15일 오후 3시30분쯤 화재 탓에 카카오톡 먹통

'국민 메신저' 자리잡았지만 11일만에 또 오류

카카오톡에 의존하던 한국, 경로의존 깨야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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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4시 12분쯤 카카오톡 PC 버전 로그인을 시도하자 오류가 발생했다는 알림이 뜬다. 카카오톡 캡처

15일 오후 3시30분쯤부터 카카오톡이 먹통이 됐다. 경기 성남시 판교의 카카오 데이터센터에 불이 난 탓이다. 이번 화재로 'IT 기업 카카오'가 운영하는 서비스 대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개인과 개인의 대화는 물론, 여러 친구·동료와 동시에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역시 멈췄다.쉴 새 없이 "카톡" 또는 차임벨 알림을 울리던 전화기가 소리를 죽였다. 생활에 지장을 받은 이들도 있었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메신저 카카오톡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1억회 이상 다운로드 됐고 2021년 4분기 기준 국내에서 4천7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적은 데이터를 쓰면서 작성 글자수에 제한이 없고, 파일전송·영상통화 기능 등을 갖춘 카카오톡은 문자메시지를 구시대의 유물 또는 카카오톡이 닿지 않는 곳에서만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예약하거나 예약 내용을 카카오톡 알림으로 받았고,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면 카카오톡으로 배송 상황을 전달하기도 한다.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T 등의 알림도 당연히 카카오톡으로 온다.

누군가에겐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알람을 못 받는 시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끝은 단순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아니다. 상대방의 읽음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덕에 카카오톡은 업무나 사업의 대화에도 많이 이용된다. 최근 카카오 서비스 중 활발하게 이용되는 사업 중 하나가 모빌리티 관련이다. 이로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택시운전사나 대리운전기사도 있다. 때문에 경제적 피해를 본 시민들도 많았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화재사고 자체는 물론이고 이번 서비스 장애로 고통을 겪은 모두에게 유감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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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에도 카카오톡이 오류를 일으켜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는 모습. 카카오톡 캡처

휴대전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는 카카오톡만 있는 것도 아니다. 네이버에서 만든 '라인'과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텔레그램' 등이 있다. 라인은 카카오톡보다 1년 늦게 출시돼, 이미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톡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보안이 강점인 텔레그램은 비밀스러운 대화나 불법적인 것을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메신저가 됐다. 문자메시지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면 안 되겠지만, 카카오 데이터센터에 또 불이 나거나 사고가 생길 수 있으니 다른 메신저나 다른 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여러 개 사용하며 '분산투자' 해야할까.

이번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는 한국의 단면을 보여줬다. 한국은 카카오의 수많은 서비스를 생활 기반으로 삼고 있다. 한국은 카카오라는 쉽고 빠른 경로에 의존해왔고, 카카오는 정부의 요청으로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사실상 다리나 도로 같은 공공재 역할을 일부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화재발생 11일 전인 지난 4일에도 카카오톡이 오류로 인해 잠시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번 화재와는 별개였다. 그러나 사회적 비용이 들더라도 새로운 경로를 찾고 새로운 다리를 지을 때가 됐다는 논의가 이제 시작될지도 모른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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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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