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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하·박선기·최상흠 세 작가의 작업에 투영된 시간의 궤적

2022-10-20

'궤적'展, 021갤러리 범어점서 열려

류재하·박선기·최상흠 세 작가의 작업에 투영된 시간의 궤적
류재하 '얼굴'
류재하·박선기·최상흠 세 작가의 작업에 투영된 시간의 궤적
박선기 'An aggregation'
류재하·박선기·최상흠 세 작가의 작업에 투영된 시간의 궤적
최상흠 'untitled'

궤적. 어떠한 일을 이루어 온 과정이나 흔적을 말한다.


류재하, 박선기, 최상흠 3인전 '궤적'展이 021갤러리 범어점(대구시 수성구 달구벌대로 2435,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 204호)에서 지난 18일부터 열리고 있다.


이들 세 작가의 띄우고, 매달고, 붓는 주요 작업은 지난한 과정의 시간들이라는 유사성을 가지며 또한 다채로운 개별성을 갖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고독하고 모호하지만 집요한 자신들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가며 동시대성을 치열하게 탐구하는 이들 세 작가의 작업에 투영된 시간의 궤적을 만나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류재하는 회화적 영상과 디지털 영상 이미지로 장르의 패러다임을 탈피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그는 예술과 기술이 일으키는 파동, 그 너머를 구현하며 아날로그와 디지털,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 서양과 동양, 과거와 현재가 얽혀있는 혼성적인 오브제로 중심 없는 혼성이 부유하는 현대 사회의 발자국을 보여준다. 회화적 영상과 미디어 디스플레이 설치미술을 선보여온 작가는 동시대의 아름다움에 관한 인간의 원초적인 감성과 욕망을 탐구하고 이를 전승된 미와의 관계 속에서 영상으로 재구성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얼굴' 연작을 선보인다. 가마 솥뚜껑에 현대 문명의 상징인 모니터를 결합하고 얼굴 영상을 띄운 작업이다. 오브제와 영상 이미지, 시간과 공간의 혼재는 전승과 동시대성을 획득하며 지금 우리 시대의 자취를 대면하게 한다.

박선기는 공간을 해석해 회화적이며 은유적인 작업으로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설치미술가이자 조각가이다.


숯을 공간에 매달아 그 장소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작가의 작업은 과거와 현재, 실재와 허상, 가변성과 영속성, 동양과 서양 등의 경계를 넘나든다. 연약한 숯을 사용하여 견고한 형태를 구축하고자 하는 그의 작업에서 숯만큼이나 중요한 나일론 줄은 단지 숯을 매달고 지탱하는 지지대의 기능을 넘어, 검은 숯덩어리와 조응하여 공간을 활성화시키는 요소가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An aggregation'을 비롯한 숯 설치 작업과 함께 작가의 드로잉 작품들을 선보인다.


박선기는 작가노트를 통해 "나에게 있어서 숯은 표면 가장 깊은 것으로부터 숨겨진, 그리고 지질학상으로 혹은 자연적인 연소로부터 나무가 타서 남은 그러한 자연의 한 장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숯은 건축물의 한 형태의 벽돌과도 같은 것"이라면서 "또한 나에게 매단다는 시적인 표현은 고유한 환경과 건축 그리고 진정한 하나의 저지할 수 없는 조각의 가벼움을 관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흠의 작품은 전통적인 '회화'와 결을 달리한다. 그의 작품은 '멀티-레이어드 레진 몰탈 캐스팅'으로, 작가가 직접 제작한 틀에 자신이 조색한 물감을 부어 작품을 만든다.


그의 작업은 레진 몰탈에 경화제 그리고 아크릴물감이 두루 혼합된 건축적 질료로 '그리지 않고 그리는' 붓기와 마르기, 기다리기를 반복한다. 작가의 파사드에 드러나는 높은 표면 반사율과 색의 밀도는 이러한 재료들의 물성에 기인한다. 캔버스를 바닥에 뉘어 조심스럽게 물감을 부어가는 작업 방식 또한 물성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그의 태도다. 실체하는 자연의 빛과 그 존재를 색으로 현상하는 공간으로써 그의 작품은, 빛이 단층화된 시간의 부피다.

전시는 12월27일까지. 월요일 휴관.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일요일은 낮 12시~오후 6시.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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