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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자리 나이 바뀐 뒤 6월 두 살까지 줄어드는 'X4년생들'"새해부터 힘납니다"

2023-01-01 17:28
앞자리 나이 바뀐 뒤 6월 두 살까지 줄어드는 X4년생들새해부터 힘납니다
계묘년 첫 날인 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시민들이 신년운세를 보기 위해 타로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해가 바뀌어도 나이를 먹지 않는 2023년 새해, 시민들 사이에서 '나이'를 주제로 한 웃음꽃이 피고 있다. 올해 6월28일부터 사법 관계와 행정 분야에서 '만(滿) 나이'를 사용하는 것으로 표기 방식이 통일된다. 지난해 12월 국회가 만 나이 사용을 명확히 규정한 민법 일부개정안과 행정기본법 일부개정안을 의결함에 따라서다.

기존 법령상으로도 민법에 따라 만 나이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통상 일상생활에서는 출생한 날부터 바로 한 살로 여기면서 해가 바뀔 때마다 한 살씩 늘어나는 '세는 나이'를 활용해 왔다. 일부 법률에선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연 나이'를 기준으로 사용했다.

이런 탓에 매번 나이에 관해 혼선이 빚어졌다. 특히 일상생활에선 세는 나이가 정착된 탓에 1월1일이면 새해를 맞이하면서도 마냥 행복하지는 않다는 시민이 적잖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다르다. 특히 나이 '앞자리'가 바뀌었다가 6월이면 최대 두 살까지 줄어드는 'X4년생'의 환호가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세는 나이로 30살이 된 1994년생들은 6개월 뒤면 생일에 따라 28~29세가 된다.

1994년생 정모(여·대구 동구)씨는 "스무 살엔 내가 서른 살이 되면 멋지고 성숙한 어른이 돼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서른 살 을 앞둔 나는 스무 살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금은 우울했다"며 "그런데 20대를 한 번 더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새해 첫날부터 아주 행복하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래를 들려주거나, 새해에 '계란 한 판'을 선물해야겠다고 말하며 장난치던 지인들에게 '내년에 다시 하시라'고 전할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1994년생 이모(여·대구 수성구)씨는 "2023년 첫 아침 식사로 떡국을 먹으면서도 '나이가 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마음 놓고 먹었다. 병원 진료를 받을 때나 보던 만 나이가 일상에서 통용되는 나이가 되다니 기쁘다"며 "94년생에게 '20대를 더 없이 즐겨보라'고 주어진 특권을 아낌 없이 누려볼 생각이다"고 전했다.

40대에서 곧 30대로 되돌아 갈 1984년생 김모(대구 달서구)씨는 "서른 아홉 살을 두 번 겪는데, 우리 세대는 일명 '샌드위치' 세대로 불릴 만큼 정부의 지침에 따라 수능을 포함한 다양한 변화를 겪어서 큰 혼란은 없을 것 같다"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문장도 많이 듣고 자란 만큼, 일생에 한번 보낼 수 있을 30대의 마지막을 다시금 열정으로 불태울 마음이다"고 말했다.

60대를 앞둔 시민도 남다른 감정을 전했다. 1964년생 서모(대구 수성구)씨는 "'60'이라는 숫자는 다른 나이보다도 더 큰 세월의 느낌으로 다가온다"며 "그런데 다시 50대로 1년 이상 돌아갈 수 있어 소소한 기쁨과 행복감이 든다"고 했다. 새해 첫날 등산을 했다는 1964년생 A씨는 "나이 먹는 건 똑같은데 숫자만 달라진다고 깊게 파인 눈가 주름이 펴지지는 않는다"며 덤덤하면서도 "그래도 2023년 6월에도 '5자'여서 행복할 거라는 일행의 말에 함께 웃었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나이가 못내 아쉬운 세대도 있다. 원래대로라면 스무살인 2004년생은 이번 만 나이 전면 도입으로 18~19세가 된다. 2004년생 임모양은 "스무살의 캠퍼스 생활을 꿈꾸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는데, 해가 바뀌어도 10대라는 생각에 조금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1일 0시 친구들과 신년 맞이를 한 뒤 '한 잔'하러 가보는 등 어른으로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전했다.

X4년생과 더불어 생일이 늦은 'X3년생'도 수혜(?)를 보는 나이대다. 1993년 10월생 김모(경북 경산)씨는 "6월이면 세는 나이 31세에서 만 29세로 되돌아간다"며 "예상치 못한 '소확행'이 생겨 아주 기쁘다. 재작년에 나의 20대를 보내주면서 못내 아쉬운 것도 많았는데, 짧게나마 다시 주어진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고 30대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1993년 11월생 김모(여·경북 안동)씨는 "1994년 8월생 남자친구와 3개월여 동갑이 되는 재밌는 상황이 생겼다"며 "물론 그때도 착실히 '누나'라고 부르기로 합의했다"며 웃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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