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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IC 부근 차량 화재로 방음벽 훼손...PMMA 소재가 피해 키운듯

2023-01-05
성서IC 부근 차량 화재로 방음벽 훼손...PMMA 소재가 피해 키운듯
3일 밤 9시40분쯤 중부내륙고속도로 대구 성서IC 인근에서 SUV차량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3일 밤 대구 달서구 중부내륙고속도로 대구 성서IC 부근을 달리던 SUV 차량에서 발생한 불길이 옮겨붙은 방음벽에 일부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재질이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PMMA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당시 피해를 키운 소재다.

4일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차량 화재 당시 고속도로 갓길에 설치돼 있던 9m 높이의 방음벽의 아랫부분이 투명 PMMA 재질로, 윗부분은 흡음(吸音)형 재질(전면 ABS, 후면 FRP)로 이뤄져 있다. 방음벽에 사용된 PMMA 재질은 1m 높이에 방음벽 1개 당 2개를 이어붙인 형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차량 화재로 방음벽 중 7칸(1칸 가로 4m×세로 9m )이 전소됐고, 2칸이 반소됐다.

다행이 큰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인근 주민들은 과천 방음터널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근 아파트 주민 최모(37)씨는 "불길을 오르는 것으로 보고 깜짝 놀랐다. 그나마 불이 난 곳이 '터널'이 아니어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차량에 불이 나자마자 곧바로 시뻘건 불길이 솟아오른 것은 PMMA 소재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기환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어느 정도 열을 가했을 때 플라스틱 소재는 그을음이 발생하지만, PMMA는 불이 붙는다. 순식간에 불이 옮겨붙어 타올랐다면 PMMA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화유리와 같이 투명 재질인 PMMA는 강화유리에 비해 가볍고 가격대가 저렴할 뿐 아니라 설치기 쉬워 방음벽 재료로 많이 쓰인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이 2018년 펴낸 '고속도로 터널형 방음시설의 화재 안전 및 방재 대책 수립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투명 방음판 중 PMMA는 열분해 온도(인화점)가 300℃ 전후로 낮고, 화재 실험 시 용융된 재료가 바닥으로 떨어진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소돼 2차 화재 확산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방음터널에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지만, 방음시설 설치기준에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내용은 찾기 힘들다. 환경부의 '방음시설 성능 및 설치기준' 고시상 "방음시설의 조망, 일조, 채광 등이 요구될 경우에는 투명방음판 또는 투명방음판과 다른 방음판을 조합한 것으로 한다"는 조항은 있지만, 투명방음판 재질의 선정 기준에 대한 언급은 찾을 수 없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유독 화재가 나고 나서야 대책을 세우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방음시설과 관련한 문제도 지난해 과천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번에도 그냥 넘어갔을 문제다"라고 꼬집으면서 "PMMA로 비롯된 방음시설 화재 안전성 문제를 언제쯤 보강할 수 있을지, PMMA를 대체할 안전한 소재는 어떤 것이 있을지 차근차근 따져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파악 결과 PMMA 소재를 사용한 방음터널은 대구에도 수성IC 인근 대구부산고속도로 내 3곳이 있다. 국토부는 PMMA 재질의 반투명 방음터널은 전면 교체하거나 부분적으로 내화성 도료나 방화 보드로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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