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권위 기후경제학자
30년 연구성과 집대성 책으로
건강한 '기후경영 사회'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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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는 우리에게 '환경문제'인 동시에 '경제문제'로 성큼 다가왔다. 저자는 "기후변화를 기상학이나 생태학, 지질학처럼 과학계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학은 기후변화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학문이다. 기후변화의 시작과 끝이 경제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기후 위기가 환경, 과학, 사회,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온 지구가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대두됐다.
이제는 투자자들도 '기후'를 투자의 조건으로 삼고 있다. 환경문제를 일으킨 기업들의 주식 가격은 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시점 이후 떨어지며, 환경 위반의 정도가 심할수록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투자자들 역시 투자 결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기업의 기후경영을 내세운다.
심지어 기후 위기는 인간의 출생과 생존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온 상승이 임신부의 조산 위험을 적게는 8.6%에서 21%까지 높이고, 여름철에 출산 직전 주간 기온이 1℃ 상승할 경우 사산 가능성이 평균 6%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 냈다.
바야흐로 기후를 중심으로 자본주의가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기후경쟁력이 기업경쟁력이자 국가경쟁력인 시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당장 우리에게 닥친 기후 위기가 불러일으키는 비관적인 미래를 그저 바라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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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호 지음/다산북스/332쪽/2만원 |
책은 20대부터 꼬박 30년을 기후경제학에 골몰해 온 국내 최고 권위의 기후경제학자인 홍종호 서울대 교수가 지금까지 기후와 한국 경제를 위해 헌신한 연구 성과를 집대성해 '완전히 새로운 경제학'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는 기후 문제가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주체임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인류의 위기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뜨거워진 지구는 우리의 먹고사는 일상생활부터 기업의 경영전략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경제활동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지구 온도 상승이 야생동물의 생존율을 높여 초래한 인류의 위기 중 하나였다.
이에 미국과 유럽은 기후경영으로의 전환에 가속을 붙이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위기 대응을 사회경제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꼽았고,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유럽연합 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45%까지 높일 계획이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을 비롯해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도 앞으로 7년 이내에 재생에너지로 전면 전환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OECD 국가 중 단연 꼴찌인 우리나라로서는 당장 눈앞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한민국 경제가 이와 같은 세계 경제의 흐름에 적응하고 앞서가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탈탄소 국가로의 전환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지만, 반드시 가야 하며 생존을 위해서는 갈 수밖에 없는 길이다.
책은 대한민국이 기후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 수 있는지 가장 한국적이고 경제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해외의 다양한 재생에너지와 탈탄소 사례를 짚어주며 우리나라 기업은 어떤 전략을 취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또한 기후 위기 문제의 본질과 해법에 관한 논의는 기본적으로 전문가의 영역이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의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정·재계는 물론 국민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더 건강한 기후경영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에, 저자는 국민을 위한 친절한 안내와 촉구도 잊지 않는다.
저자는 "기후 위기를 단지 빙하가 녹고, 북극곰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환경문제'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앞으로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곧 우리의 경제를, 나아가 인류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라고 역설한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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