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열풍 잇는다"…추억의 히트 상품 속속 재출시
![]() |
◆재출시 제품 인기 어느 정도?
재출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기는 지난해부터 사실상 시작됐다.
단종 후 재출시된 제품 중 가장 큰 인기를 몰았던 대표적인 사례가 SPC삼립의 포켓몬빵이다.
포켓몬빵은 1998년에 처음으로 출시됐다. 출시 당시 전국적인 인기와 함께 빵에 동봉된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수집 열풍을 일으키며, 월평균 500만개가 팔려나갔다. 2006년 '포켓몬빵'이 단종된 후에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이어졌다.
SPC삼립은 소비자 요구를 고려해 지난해 2월 '돌아온 포켓몬빵' 시리즈를 출시했다. '돌아온 포켓몬빵'은 인기를 끌었던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 등 총 7종으로 구성됐다. 특히 제품 안에는 띠부씰 159종을 과거 그대로 동봉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SPC삼립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포켓몬빵 누적 판매 수량은 1억개를 웃돌았다.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포켓몬빵'의 흥행은 대구에서도 이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대구 서구 등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마트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포켓몬빵, 띠부씰 등 관련 물품은 중고거래로 재판매되기도 했다.
GS25 혜자도시락
편의점 '가성비 도시락' 끝판왕
첫 출시때 7년간 매출액 1조원
"혜자롭다" 신조어까지 만들어내
롯데리아 라이스버거
야채불고기·김치볶음밥 버거 등
7년만에 한정출시로 고객 찾아
SNS 호응 속 '조기 완판' 예감
![]() |
재출시 식품이 이젠 '흥행 보증 수표'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유통업계도 속속 재출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롯데리아는 라이스버거 시리즈인 '전주비빔라이스'버거를 최근 한정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라이스버거는 2016년 11월까지 판매한 '야채라이스불고기'버거의 판매 종료 후 약 7년 만에 재출시됐다.
대구의 모든 롯데리아 매장에서 라이스버거를 즐길 수 있다. 소식을 들은 지역 소비자는 "김치볶음밥 라이스버거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반갑다" "라이스버거 팬으로서 반가운 소식" 등의 후기를 남기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라이스버거 한정판매는 2~3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며, 출시 이후 SNS 등을 통해 긍정적인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이전에 창립 40주년 기념 한정 출시한 야채라이스불고기버거가 7일 만에 약 55만개 이상 판매됐던 것을 감안하면 조기 물량 소진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재출시된 GS25 '김혜자 도시락'의 기세도 심상치 않다. 2010년 9월 처음 출시한 이 도시락은 2017년 상반기까지 '혜자롭다' 등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등 편의점 도시락 업계에 큰 화제를 뿌렸다. 김혜자 도시락은 7년 판매 기간에 총 40여 종의 상품이 출시됐고, 누적 매출액은 약 1조원에 달했다.
6년 만에 출시되는 가성비 도시락 출시 소식에 벌써 소비자들 반응은 뜨겁다. GS25가 지난 14일 마감한 첫 발주는 평소 신상품 도시락의 평균 발주 수량보다 350% 이상이 몰렸다. 향후 또 다른 맛의 김혜자 도시락 출시 가능성도 열려 소비자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재출시된 김혜자 도시락이 고품질, 가성비, 나눔의 키워드를 대표하는 만큼 앞으로 출시하는 2호 상품도 완성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재출시 식품을 '시리즈' 형식으로 공개했다. SPC배스킨라빈스는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아이스크림 맛을 선보이는 '배라 이즈 백' 기획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15일 출시한 재출시 제품은 '자모카 아몬드 훠지'다.
'자모카 아몬드 훠지'는 1980년대에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한동안 메뉴가 단종되면서 국내에서 이 맛을 접하기 어려웠다. 고객들이 SNS 등으로 재출시 요청을 하면서 배스킨라빈스 측은 '배라 이즈 백' 3탄 제품으로 한정 출시를 결정했다. 대구에선 배스킨라빈스 직영점 등 일부 가맹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재출시 제품 인기 비결은 과거의 향수 탓?
재출시 식품을 구매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부분 시민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직장인 박모(35·대구 북구)씨는 "어릴 때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부모님께 떼써서 해당 제품을 사달라고 조르거나 띠부씰을 모아 친구들과 어울렸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재출시 식품의 한정 판매, 수량 제한 등 '품귀 현상'을 재출시의 인기 이유로 꼽기도 한다. 포켓몬빵의 경우 대구에서도 새벽부터 줄을 서야 겨우 살 수 있다는 소식으로 화제가 됐었다. 롯데리아 라이스버거 역시 2~3달만 한정 판매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객 수요도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트렌드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이전과 달리 좋은 제품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비가 줄 수 있다. 판매자 입장에선 자사 매출도 중요하기 때문에 재출시를 하더라도 한정 판매나 수량 제한 등을 걸어 놓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재출시된 식품이 일정 기간엔 소비자에게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제품 출시 때는 판매 '사이클'이 있다. 이 사이클을 돌면서 새로운 맛 등 변화를 첨가하면 신제품이 되고, 당시 기조를 유지하는 게 재출시라고 볼 수 있다"며 "재출시 식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하겠다면 마케팅 전략을 색다르게 잡아 보는 것 좋다. 띠부씰 대신 휴대전화 등으로 스티커를 모을 수 있도록 구축하는 등 요즘 트렌드와 접목한 판매 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