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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한우 할인행사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첫날인 17일 대구 북구 대구축산농협 축산물프라자 침산점의 한우 판매 매대 일부가 비어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최근 한우 가격이 역대 최대로 폭락하자 대대적인 할인판매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일상에서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할인판매 장려정책이 유통마진을 고려하지 않아 정책효과가 겉돌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올해 한우 사육 수는 358만 두로 역대 최대치다. 도축 한우 역시 2022년 86만 마리에서 올해 95만 마리로 증가하면서 한우 공급이 늘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이후 도매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평년보다 낮은 소비가가 형성됐다. 올 상반기에도 한우 가격 하락세가 계속 이어졌다.
축산당국은 한우 소비장려에 팔을 걷어붙였다.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농협경제지주와 함께 지난 17~19일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 약 980개소에서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 할인행사를 열었다.
한우 가격 폭락 소식은 대구경북에서 더 공감을 얻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축동향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시도별 한·육우 마릿수를 비교했을 때 경북이 81만118마리로 전국(369만3천779마리)에서 가장 많은 한우를 보유하고 있다. 전국의 21.9%의 한우가 경북에서 나오는 만큼 한웃값 폭락은 지역 경제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대구에서도 한우 가격 하락 소식에 시민들도 할인매장을 가득메웠다. 소프라이즈 한우세일 행사가 시작된 지난 17일, 지역 하나로마트 일부 매장에는 한우를 사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섰다. 준비된 물량이 일찌감치 동나면서 매대가 비는 것도 적잖았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기대만큼 소고기가 싸지 않다는 분위기다.
주부 이모(여·60·대구 북구)씨는 "국거리나 불고기 가격은 저렴했지만 구이용은 크게 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가격대비 고기양도 많지 않아 한웃값이 폭락했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했다"며 "같이 매장을 찾은 사람들중에는 가격과 양, 부위를 보더니 되돌아가는 이들도 많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도소매유통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들이 적잖다. 전국한우협회 대구경북도지회 관계자는 "대부분 소는 농가가 공판장에 소를 경매로 넘기면서 도·소매로 유통되는 구조다. 최대 8단계까지 유통이 진행될 수 있는데 그 단계마다 마진이 붙는다"며 "최근 인건비, 물류비가 올랐고, 금리까지 인상되면서 유통업자들도 적정 가격을 맞추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정부에서 유통마진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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