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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 대신 하이볼 한 잔…홈술상 이색 주류 열풍

2023-03-17

가치소비 음미하는 MZ세대…"술도 취향" 춘추전국시대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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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중심으로 양주류와 와인, 전통주가 인기를 끌면서 지역 유통업체들의 주류 마케팅도 다양화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이색 전통주를 선보이고 신세계백화점은 '펜폴즈' 와인 팝업스토어를 23일까지 진행한다. 〈대구백화점·신세계백화점 제공〉

이른바 '아재 술'로 불리던 위스키, 와인, 전통주가 요즘 MZ세대의 '핫'한 주류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부어라, 마셔라' '말아' 마시던 맥주와 소주 대신 위스키와 와인 등이 그 자리를 꿰차는 양상이다. 유통업계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주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위스키·하이볼 강세는 여전…와인·전통주도 뒤따라

소주와 맥주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음주문화가 혼술·홈술 문화로 바뀌는 양상이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술을 음미하는 문화가 안착되면서 이색 주류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최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6천684만달러로 전년(1억7천534만달러) 대비 52.2% 늘었다. 2007년(2억7천29만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다. 위스키나 브랜디에 탄산수 또는 물을 타고 얼음을 넣어 마시는 '하이볼'의 인기도 높다.

와인과 전통주 인기도 강세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전년보다 3.8% 증가한 5억8천128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7년 월평균 전통주 음주 비중은 16.2%였지만, 2021년에는 20%로 증가했다. 소주가 2017년(31%)보다 2021년(25.4%) 비중이 대폭 감소한 것과는 대조를 보인다.


프리미엄 위스키·와인 인기몰이
막걸리 등 전통주도 판매 늘어
유통가 제품 다양화 경쟁 치열



위스키 등 이색 주류의 강세는 예견됐었다. 2014년 주 5일제 시행과 함께 부정청탁금지법(2016년), 주 52시간제 시행(2018년) 등으로 회식 자리가 줄면서 소주와 맥주의 입지가 흔들렸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2020년 2월) 여파까지 이어지면서 고급주 수요는 가속화됐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 겸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 소믈리에학과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류문화가 많이 마시고 취하는 형태에서 조금 마시고 음미하는 문화로 변했다"며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자신의 음식 취향과 맞으면 언제든 지갑을 열 수 있는 분위기도 형성됐다"고 했다. 이어 "주류 문화가 건전해지고 있는 신호다. 취향형 음주문화의 다양함 속에서 또 하나의 프리미엄 주류 라인이 생기는 등 이색 주류의 발전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주류 팔아요"

대구 유통업계는 소비자를 위한 주류를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대백프라자 지하 1층 식품관 주류코너에선 5월25일까지 인기 위스키 15종 구매 시 30% 추가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할인 품목은 위스키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옐로 로즈 프리미엄 아메리칸 위스키'(용량 750㎖·9만원), '알프레도 지로 헤리티지 프렌치 몰트 위스키'(700㎖·26만원)를 비롯해 △발렌타인 30년 △글렌그란트 △네이키드 몰트 블렌디드 △지로 하모니 등이 대상이다. MZ세대가 즐겨 찾는 전통주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병을 흔들었을 때 쏟아지는 은하수 같은 펄이 인상적인 '인어교주 해적술'(360㎖·2만4천원)과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의 뜻을 담은 '동주-별'(375㎖·1만8천원)은 탄산수 또는 토닉워터와 함께 칵테일로 마시기 좋은 전통주로 꼽힌다.

대구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선 '펜폴즈' 와인 팝업스토어가 오는 23일까지 진행된다. '펜폴즈'는 호주 정부가 최초이자 유일하게 '국가 문화재'로 등재한 와인 브랜드다. 프리미엄 라인인 '그랜지(Grange)'를 비롯해 WRT, 생헨리도 함께 접할 수 있다. 위스키 풍미가 강하고 달달한 캐러멜 향이 특징인 '클럽 리저브' 와인도 시음할 수 있다. 행사장 전 구매 고객에게 펜폴즈 에코백(200개 한정)과 구매 금액대별로 영화 티켓 2매, 보르도 와인 2잔 등 증정품 행사도 열린다.

편의점들의 고객 모시기 경쟁도 치열하다. GS25는 지난 10일 벌써 4번째 위스키 오픈런 행사를 진행했다. 이젠 정기 행사로 자리 잡아가는 분위기다. 일부 매장의 인기 상품은 하루 만에 품절될 정도다. 이마트24는 처음으로 희귀 와인인 오스트리아 '그뤼버 뢰시츠' 와인 3종을 판매한다.

◆지역에서도 이색 주류 인기

대구경북에서도 이색 주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안동소주 및 백삼주 등 지역산 주류들도 덩달아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5일 대구 이마트 칠성점 주류코너는 북새통을 이뤘다. 전국 52개 이마트 점포에서 '발베니 12년 더블우드'(700ml) 18병, '산토리 가쿠빈'(700ml) 40병 등 인기 위스키 판매 행사가 열려서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장 오픈 전부터 위스키를 구매하기 위해 고객 40명이 대기 번호표를 받아 갔다. 인기 상품은 개장 후 1시간 내로 모두 동이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이마트 점포의 주종별 매출 신장률을 보면 양주가 22.0%로 높았다. 소주(21.5%), 수입 맥주(4.6%)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올해 1~2월 매출 신장률은 전세가 바뀌었다. 양주는 5.9%, 소주는 1.4% 증가에 그쳤다. 수입 맥주(-11.5%) 매출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에서도 공공·민간 할 것 없이 매력적인 지역산 주류 제작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주>들산초는 최근 지역특산 전통주 '백삼주'를 내놨다. 백삼주는 경산시 맥반석 지대에서 생산되는 산양산삼으로 빚었다. 한국임업진흥원의 무농약 품질검사에 합격했고, 청정숲푸드인증도 받은 산양산삼을 사용했다. 경북도는 세계의 유명한 위스키 성장전략을 벤치마킹해 안동소주 수출과 육성책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참에 안동소주가 MZ세대를 넘어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한국의 양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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