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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이철우와 하정우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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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영화배우 하정우가 아니어서 죄송합니다."

세계 최초로 서빙로봇을 개발해 미국·일본·한국에서 판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의 하정우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던진 말이다. 지난달 28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이 열리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그를 불과 20여 일 만인 지난 21일 경북도청에서 다시 만났다. 여전히 사업가라기보단 대학생 같은 풋풋한 느낌.

1976년생인 그의 나이도 쉰을 앞두고 있지만,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단 변화를 즐기는 모습이라고 할까. 도전정신이 몸에 배어 있었다.

경북도·구미시 등과 AI(인공지능)서비스로봇 제조 글로벌 생태계 구축 관련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미국에서 바르셀로나로 날아온 하 대표의 첫인상은 서빙로봇 1만대를 생산해 1억달러(약 1천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실리콘밸리 기업의 대표로는 느껴지지 않았다.

이날 비즈니스 미팅만 약속돼 있던 하 대표는 이후 일정을 모두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하며 MWC 참관 구미 기업 간담회에 이어 경북도 경제사절단 저녁 식사 자리도 같이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하 대표는 숙소가 바르셀로나 시내였음에도 바르셀로나 도심에서 차량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경북도 경제사절단 숙소(시제스)까지 버스를 함께 타고 이동했다. 수행비서나 동행 회사 직원도 없이.

이후에도 호텔 근처 식당에서 이어진 술자리는 물론 이 도지사의 시제스 해변 맨발 걷기 제안도 흔쾌히 받아들이며 우의까지 다지는 모습이었다. 서빙로봇으로만 불과 2년 만에 지구 38바퀴에 달하는 150만㎞의 총누적주행거리와 세계인구의 15%인 1억건의 배달 수를 기록한 기업의 대표 행보라기에는 믿기지 않았다.

밤이 늦어 시제스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택시가 없어 결국 하 대표는 이 도지사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다음 날 오전 자신의 호텔로 향했다.

처음 본 사람들 앞에서 그것도 버스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하 대표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노래 요청을 주저 없이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베어로보틱스가 왜 서빙로봇 세계 1위가 될 수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술에 취해 잠이 들면서도 주변의 건배 제의에 눈을 떠 잔을 다시 드는 그의 모습은 바로 옆자리를 지키던 이 도지사와 닮은꼴이었다.

안동소주 홍보 및 영국 시장 판매 루트 확보와 MWC 참관 및 관계자 만남을 통한 '경북 AI서비스로봇 제조 생태계 구축' 방안 마련 등을 위해 유럽 출장 기간 내내 동분서주했던 이철우와 CEO 같지 않은 하정우는 다른 듯하면서도 묘하게 닮았다.

순두부 식당 사장에서 서빙로봇 세계 최대 기업 대표가 된 하 대표와 국정원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거쳐 광역단체장이 된 이 도지사를 보면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만 있다면 인생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난 유럽 출장에서 가장 큰 수확이라면 이철우의 진면목과 CEO 같지 않은 CEO 하정우를 알게 된 것이다.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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