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영남일보와 단독 인터뷰
부산 엑스포 유치 당위성 강조
"가덕도신공항, TK신공항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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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1일 영남일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030세계박람회 '의 부산 유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청 제공 |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1일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영남일보 취재진과 만나 부산의 엑스포 유치 당위성을 역설했다. 최근 부산시는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고, 박 시장은 유치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박 시장은 30여 분에 걸친 인터뷰 시간 동안 진지한 자세로 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는 국민과 부산시민의 노력을 설명했다.
▶ 최근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부산을 찾았다. 박람회 유치가 국가적·지역적으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이 '원팀'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제일 큰 성과다. 실사단도 대한민국처럼 온 국민, 정부, 여야가 함께 엑스포 유치를 성원하는 것은 처음 봤다고 한다. 대통령이 사실상 진두지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한 의지를 갖고 실사 준비를 챙기셨다. 국회도 다른 사안에서는 많이 다투지만, 엑스포 유치에 대해선 만장일치 결의안을 채택했다. 특히 부산시민들이 보여준 열기와 열정은 실사단을 대단히 감동시켰다고 생각한다. 실사단도 이구동성으로 그런 평가를 해 줘서 부산시도 엑스포 유치에 상당히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 실사단 방문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실사단이 부산역에 도착했을 때, 시민들이 부산역 광장에 모여 플래시몹을 했다. 수천 명이 춤추는 걸 보면서 실사단이 입을 못 다물더라 (웃음). 탄소중립형 불꽃쇼도 준비했는데 특히 아름다웠다. 실사단이 맨 앞에 앉아서 동영상 찍으랴, (불꽃) 보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모습을 봤다. 100만 가까운 시민들이 아주 질서정연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줬다. 대형 행사를 충분히 치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시민이라는 걸 보여줬다. 시장으로서 자랑스럽다."
▶ 오일머니를 앞세운 경쟁도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비교했을 때 부산의 우위점은 무엇인가.
"이제 엑스포는 인류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특성이 굉장히 강하다. '어떤 기술과 방식으로 해결할 것이냐'하는 솔루션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가 가야 할 미래방향과 관련해 그 보편적 가치를 담지한 나라다. 자유, 인권이 있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격차·차별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나라에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또 하나는 대한민국만큼 선진국과 발전도상국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없다.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뀌어 왔고, 그 과정을 굉장히 압축적으로 달성했다. 전 세계 압도적 다수 BIE 회원국가가 아직도 발전도상국이다. 그런 발전도상국들이 어떻게 인류 문명에 기여하고, 자신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고 그 해결 과정과 내용을 엑스포로 가지고 올 것인가, 이 점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협력을 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 대구경북민이 부산의 박람회 유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줄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엑스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나라가 이제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 가는 단계에 왔다. 한 나라, 한 나라에 감동을 줄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하고, 그들이 우리와 협력하는 게 기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그런 계기가 엑스포라고 생각한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우군을 엄청나게 넓힐 기회다. 경제적 효과도 크다. 올림픽과 월드컵보다도 2~3배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 또 촘촘해진 인프라와 또 관련 시설, 콘텐츠가 남는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균형 발전을 새로운 각도에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 '수도권 일극주의'로 지방이 고통을 받는데, (엑스포 유치는) 남부권 발전 축의 굉장히 좋은 계기가 된다. 엑스포를 계기로 남부권 전체를 1시간 광역 교통망으로 묶으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이 있듯, 남부권도 하나의 큰 경제권으로 함께 갈 수 있는 계기를 얻는다고 본다. 남부권에는 호남도 포함된다."
▶ 6월 프랑스 파리에서의 4차 프레젠테이션(PT)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이번 실사를 바탕으로 해서 지금부터는 외국 한 나라 한 나라 표를 잡아내는 일을 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기업, 부산시가 역할 분담을 해서 세계를 누벼야 한다. 또 전 세계 많은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을 국내로 초청하는 작업도 해야 하고, 파리 현지에서 BIE 대표들을 상대로 지지 교섭 활동을 해야 한다. 총력 체제를 가동할 생각이다.
▶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경북(TK)신공항과의 상생 전략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항공 물류 98%가 인천에 집중돼 있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항공 물류 없는 지역발전은 어렵다. 그동안 항공 기능을 지방에 활성화 못한 게 균형 발전에도 큰 한계가 됐다. 가덕도 공항은 1990년대부터 그런 차원에서 굉장히 강하게 요구됐다. 김해공항이 군사공항이라서 물류 기능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간 지역 갈등 등으로 지체되면서 20년이 늦춰졌고, 그만큼 부산 발전도 늦었다고 본다. 가덕도 공항이 생기면 부산만 이용하는 공항이 아니라 남부권 전체가 이용하는 공항이 될 거다. TK신공항은 TK신공항 대로 역사성과 기능, 필요가 있다. 그건 제가 부산 시민들에게도 그대로 얘기했다. 대구공항도 군사공항이라서 가졌던 한계가 있다. 저는 이 두 공항을 경쟁적·배제적 관계보다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발전할 수 있다. 남부권 경제가 발전할수록, 항공물류·여행 수요가 많아질수록 두 공항은 상호보완적 기능을 갖는다. 거리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이쪽이 안 되면 저쪽을 이용할 수 있고 이렇게 되는 거다. 그런 면에서 저는 TK신공항도 빨리 되는 게 좋다는 관점이다. 두 공항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할 거라고 본다."
▶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대구와 부산이 공조할 방법은 무엇일까.
"부산 인구 중 대구경북 출신이 가장 많다. 25%다.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을 떼어 이야기하지만, 이건 수도권 일극주의에 대한 대응이 약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꼬시래기 제 살 뜯어 먹기'식으로 자기들끼리 싸우는 거다. 대한민국을 큰 틀로 보면 수도권과 남부권이다. 수도권의 인천이 서울 때문에 발전 못한 게 아니라 서로 상생 발전한다. 울산만 가도 경북 경주와 연결돼 있고, 경남 창녕도 대구경북권이다. 통합의 시너지를 훨씬 더 많이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심지어 전남권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동장을 넓게 쓰려고 해야지 좁게 쓰면 서로 손해다. 공항 얘기가 나왔을 때도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에게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균형 발전을 위해 '혁신 허브'를 생각해야 하는데 남부권에서는 혁신 허브가 될 수 있는 곳이 부산과 대구밖에 없다. 그 연계성만 강화하면 중간 지역은 함께 갈 수 있다고 본다."
▶ 국민의힘 새 지도부 한달 정도 됐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최대한 정치적 발언을 안 하려고 하지만, 사실 총선이 걱정된다. 나 역시 국민의힘 당원이고, 그 지지를 받고 시장이 됐다. 현재 같은 상황으로 가면 총선에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과거 총선들을 보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다고 해서 그게 1년 동안 지속하리라는 법이 없다. 오히려 거꾸로 멀쩡하게 가다가 총선 앞두고 골대 앞에서 넘어지는 게 더 위험한 거다. 지금 좀 시간이 남았으니까 문제가 뭔지는 다 지도부도 인식할 것이다. 교정하고 폭을 넓히려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대담=최수경 정경부장 justone@yeongnam.com
정리=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