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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가야산은 성주? 속리산은 상주?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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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경북부장

아마 고등학교 때 세계사 시간이었지 싶다. 세계 3대 폭포라며 나이아가라, 이구아수 폭포와 함께 빅토리아 폭포를 외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프리카에 있는데 왜 빅토리아 폭포라고 부르는지 궁금해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몇 년 전에야 그 이유를 알았다. 이 폭포를 발견한 영국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1813~1873)이 당시 이 지역을 지배했던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 이렇게 불렀다. 아울러 빅토리아 폭포의 '진짜 이름(?)'도 알았다. '모시 오아 투니아'였다. 원주민은 빅토리아 폭포를 '포효하는 연기'라는 뜻의 '모시 오아 투니아'라고 불렀다. 100m 높이에서 분당 5천500만 ℓ의 물이 떨어져 내리니 말 그대로 포효하는 연기처럼 보였을 법하다. 빅토리아폭포보다 훨씬 정확하고 멋진 이름을 두고 왜 아직도 이렇게 부르는지 안타까웠다. 결국 아프리카의 아픈 역사까지 되짚게 되는 대목이다.

장광설을 풀어놓은 건 아프리카 역사를 살피자는 게 아니다. 모시 오아 투니아를 빅토리아 폭포로 알고 있듯, 어떤 지명에 있어 잘못된 정보는 아니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정보가 많다.

나의 무지함인지도 모른다. 막연히 가야산이 경남 합천에 있고 속리산이 충북 보은에 있는 줄로 인식했다. 성주에 있는 가야산, 상주에 있는 속리산은 그동안 내 머릿속에 없었다. 사실 네이버 등에 검색해도 가야산은 합천, 속리산은 보은을 필두로 한 주소가 나오니 내 무지만을 탓할 바는 아니라고 위안 삼는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가야산 해인사가 합천에, 속리산 법주사가 보은에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상주시의회의 주장에서도 힘을 얻는다. 박주형 시의원은 최근 열린 의회 임시회에서 "국립공원 속리산의 천왕봉과 문장대가 상주시에 속해 있는데도 대부분 사람이 충북 보은 땅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상주가 속리산을 활용한 관광사업에 보은군보다 크게 뒤처지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래서 최근 성주군과 상주시가 가야산과 속리산을 적극 홍보하고 관광상품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성주군은 지난해 10월 '성주 10경(景)'을 새롭게 선정해 발표했다. 성주 10경은 시대변화에 따른 트렌드와 관광객에게 주목받는 관광명소를 기존 8경을 포함해 새롭게 확정한 것으로, 1경이 '성주 가야산'이다. 기존 '가야산 만물상'을 성주 가야산 알리기 일환으로 이렇게 명칭을 바꿨다. 가야산이 성주의 것임을 대내외에 적극 알리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상주에서도 최근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가 환경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자 속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되살아나고 있다. 상주에서도 수십 년 전부터 속리산을 오르는 케이블카를 설치하자는 움직임이 있어 왔다. 그러나 환경 파괴, 국립공원 개발인허가문제 등에 가로막혀 유야무야됐다.

최근 열린 상주시의회 임시회에서 "상주시에 속한 국립공원인 속리산에 케이블카 건립을 추진하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다시 불붙었다. 속리산 케이블카 설치로 속리산 권역 상주지역 관광을 활성화해 '상주 속리산' '상주 문장대'라는 올바른 인식을 각인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케이블카의 설치 여부를 떠나 상주 속리산에 대한 인식 제고는 필요하다.

두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소기의 목적을 거두길 바란다. 지역의 관광명소가 제대로 개발되고 잘 알려지면 기자처럼 정보에 제대로 눈뜨지 못했던 이들도 새롭게 알 것이다.


김수영 경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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