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순항하던 이차전지주 추락
5월 들어 두자릿수 주가 동반 하락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가 이동채 전 회장 구속 소식에 급락했다. 에코프로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LG에너지솔루션 등 이차전지 업종 전반이 동반 하락했다.
11일 이 전 회장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됐다. 1심은 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원을 선고한 바 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위와 범죄의 중대성, 책임에 비해 1심의 처벌이 가볍다"고 판단했다. 이 전 회장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양극재 생산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를 공시하기 전에 차명 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사들인 후 되팔아 11억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에코프로는 이날 전일 대비 4만원(-6.78%) 내린 5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1심에서 집행유예였던 이 전 회장이 2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받게 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코스닥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전날 종가보다 9천500원(-4.10%) 내린 22만2천원에 마감했다.
이 전 회장의 구속과는 별개로 2차전지주들은 이달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5월 들어 각각 -17.60%, -24.8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엘앤에프는 지난달 28일 -3.78% 하락하더니, 이달부터는 -12.46%의 하락률을 보였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지난 2일 5.22% 상승하더니 다음날부터는 급락했다. 하락률은 -15.37%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차전지 테마 전반이 함께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차전지주의 하락 요인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풀이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에서 외국인들이 대거 이탈했고,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도 높은 순매도세를 보였다. 특히 에코프로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3일 약 5%선이 무너지면서 4년 만에 최저치(4.96%)를 보였다. 특히 에코프로는 공매도 잔고가 8천억원 수준을 넘어 시가총액(16조원)의 0.5%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4월 초까지 천억원을 밑돌던 공매도 잔고는 한달 새 약 3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공매도는 미리 주식을 빌려와 현재 가격에 팔고 훗날 가격이 내려가면 되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전략이다. 보통 주가 하락이 예견될 때 잔고가 크게 증가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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