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4호선 건설사업 기본계획안. <대구시 제공> |
대구시가 도시철도 4호선 차량기지를 축산물 도매시장(도축장)으로 확정하면서 기존 예정 부지였던 동구 불로동 인근 주민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북구에서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과 함께 의견수렴 없이 기습 발표한 데 따른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28일 대구시는 도시철도 4호선 기본계획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동구 봉무IC 인근 불로동 농경지로 예정됐던 차량기지를 북구 검단동 축산물 도매시장으로 변경한다고 했다. 2024년 폐쇄 예정인 이곳은 대구시 소유 부지인 데다 인근 주거지와도 떨어져 있어 민원 우려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큰 짐을 덜었다는 분위기다. 김석남 불로봉무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이시아폴리스로 예정됐던 차량기지가 불로동으로 바뀌면서 인근 주민들끼리 사이가 서먹해질 정도였다"며 "다시 축산물 도매시장으로 변경돼 다행이다. 하루 빨리 4호선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축산물 도매시장 인근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 일대 한 부동산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다. 차량기지가 인근에 조성된다는 이야기를 오늘 처음 들었다"며 "주변엔 공장부지가 대부분이라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4) 씨는 "주거지역이 거의 없어 차량기지가 들어와도 큰 불편을 겪는 사람들은 적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지난 27일 북구청에서 열린 비공개 보고회에서는 차량기지 위치가 변경된다는 대구시 설명 이후 내부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북구의회 한 구의원은 "공청회나 주민설명회 등 최소한의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통보하는 게 과연 맞냐"며 "당초 예정된 불로동에선 정거장을 지을 경우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왜 갑작스럽게 북구로 오는 결정이 내려졌는지 모르겠다. 도심이 개발되면서 이전 필요성이 대두돼 갈등을 빚은 월배차량기지 사례가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역사 위치 조정으로 접근성이 개선된 유통단지에서는 대구시 결정에 환영하는 입장이다. 김상출 대구 종합유통단지 이사장은 "엑스코역을 북측으로 150m 이동하면서 엑스코 및 유통단지와 연계성이 높아졌다. 유통단지와 엑스코역을 연결할 수 있도록 관련 용역도 추진해 접근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