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이준석과 만찬에서 '보수 연합군' 언급
친박계, 정계 복귀 관측에 TK지역 '관심'
국힘에선 "당적 없는 崔, 출마 위한 물밑작전"
이준석 "일상적인 식사자리,구체적 이야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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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4월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박근혜 당시 중앙선대위원장과 이양희·이준석 당시 비대위원이 새누리당사 상황실에서 TV를 통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모두 131~147석을 확보했다는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영남일보DB |
내년 총선을 맞아 친박(친박근혜)계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친박계 좌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 '보수 연합군'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 전 대표와 2시간 30분 간 만찬을 했다. '이준석계'로 불리는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 구혁모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이 3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을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최 전 부총리는 "내년 총선을 이기기 위해선 보수가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당시 상대 진영과의 격차가 고작 0.73%포인트였던 만큼, 국민이 느끼기에 '제거하는 방식'으로 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준석·유승민·나경원·안철수·박근혜 등 보수 가치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연합군으로 뭉쳐야 한다"고 했다. 총선 공천에서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여권 정치인이나, 친박계의 무조건적 배제는 안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전 부총리는 또 "당에 옳은 목소리, 애정을 담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건 젊은 정치인들의 특권"이라며 "보수정당이 어려울 때마다 늘 희망이 있었던 건 젊은 정치인이 나서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앞으로 젊은 정치인답게 더 활동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대표에게는 30대에 보수당 당수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거론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원내에 진입해 역할을 해 달라"고 했다.
자신의 경산 출마설에 대해선 명확히 말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민망해 했다는 전언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는데, 지역 언론에서 벌써 여론조사를 하고 있고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현역 의원이 계시다 보니 지금 어떤 입장을 말씀하시는 것 자체가 아직 시기도 이르고 민망해 하신다"고 했다.
최 전 부총리가 지난 2012년 '박근혜 키즈'로 영입된 이 전 대표를 만나 '보수 연합군'을 거론하면서 친박계 결집 관측이 나온다.
최 전 부총리를 비롯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유영하 변호사 등 친박계 인사들이 내년 총선을 통해 명예회복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우 전 수석은 최근 한 언론의 인터뷰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기도 했다. 친박계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무대는 대구경북(TK)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 달성에 머물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친박계의 움직임에 부정적이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YTN '뉴스라이브'에서 "최 전 부총리가 정치를 다시 하기 위한, 총선에 나서기 위한 어떤 물밑작업 시동을 건 게 아니냐 생각한다. 아직 당적을 회복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바깥에서 뭔가 행동을 하는 하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당내에서 썩 유쾌한 반응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준석 전 대표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전 대표는 "최경환 부총리와 식사 자리가 있었던 것이 언론에 보도돼 많은 해석이 나오는데, 원래 최 부총리님이 후배들한테 항상 좋은 조언을 많이 주시는 분이고 일상적인 식사 자리였다"며 "일부 언론에서 참석자 발로 과장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별다른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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