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간 뛰어넘는 시대
5년에서 500년 사이 올 것
AI와 함께 살수 있는 인간의
기능과 능력에 고심할 시기
지금부터 활발한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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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업 객원논설위원 |
올해 5월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2027년까지 일자리 약 1천400만개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달 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도 생산 자동화로 해고된 근로자가 다른 분야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는 잘못된 예측으로 지난 수십 년간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 현상을 지적하며, 정책 입안자들이 AI로 인한 노동 시장의 혼란에 대비해 대응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각국 정부에 이어 국제기구까지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미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AI시대의 여명을 밝힌 에드워드 프레드킨은 우주 역사 138억년의 3대 사건으로 '우주 탄생, 생명 탄생, AI 출현'을 꼽으며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시대가 5년에서 500년 사이에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변화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AI 규제를 넘어 AI와 함께 살 수 있는 인간의 기능과 능력에 대해 고심해야 할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AI와 인간의 공생 문제를 연구해온 MIT의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는 무엇보다 교육과정의 대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어느 나라 가릴 것 없이 현행 초등 교육과정은 기계적으로 암기하고, 1825년 당시 영국 토리당 의원 윌리엄 커티스가 '3R'라고 이름 붙인 읽기(reading), 쓰기(writing), 셈하기(arithmatic) 기능을 숙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도의 교육학자 수가타 미트라는 빅토리아 시대 대영제국은 그들이 이루어 놓은 글로벌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관료주의적 행정 기계(bureaucratic administrative machine)가 필요했고 이를 학교에서 대량으로 양성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관료주의적 행정 기계의 능력은 3R에 의해 결판난다. 인도에서 사람을 뽑아 호주로 보냈을 때 즉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만큼 동일한 소양을 갖추기를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주변에 널린 컴퓨터라는 유능한 업무보조가 있는 환경에서는 3R가 필요하되 이것에 의해 사람의 능력이 결정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그보다는 아이디어 만들기, 큰 틀의 패턴 인식, 복잡한 의사소통 능력 등 아직은 기계가 점령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요원한 분야와 이런 소양을 키우는 데 필수적인 '자기 조직적 학습 환경(Self-Organizing Learning Environment)'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브린욜프슨과 맥아피의 통찰이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을 교육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으로 부를 만큼 정권 교체에 따른 변화를 넘는, 변혁을 시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AI와 관련하여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교육 과정의 일대 혁신이다. 현재 한국 교육과정 총론에서 서술하고 있는 6가지 교육 중점인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협력적 소통, 공동체 역량 강화는 타당성은 있으나 미래사회 개인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전제로 하면 교육의 실행 기반 측면에서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교육개혁의 물결 속에 AI와 공생하는 인간 역량 강화에 대해서도 더욱 활발한 논의와 내실 있는 준비가 있기를 기대한다. 권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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