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 노출로 대구경북 사과 물가 20% 가까이 상승
고등어 출어일수 감소로 고등어 물가도 껑충 뛰어
7월 대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1% 경북은 1.6%
전국은 2.3%, 석유제품 가격 큰폭 하락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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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대구 소비자물가 동향. 동북지방통계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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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경북 소비자물가 동향. 동북지방통계청 제공 |
이상기후 여파가 밥상물가를 덮쳤다. 예년보다 이른 더위 탓에 사과 가격이 20% 가까이 뛰었다. 길어진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조업일수가 적어지면서 어획량까지 줄어 '국민생선' 으로 불리는 고등어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동북지방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7월 대구경북 소비자물가동향'를 보면 대구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1.38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경북의 경우 11.85로, 1년 전에 비해 1.6% 올랐다.
1년 새 대구와 경북의 사과 물가는 각각 18.6%, 17.3%나 올랐다. 봄철 '반짝' 더위로 꽃이 너무 일찍 피고 진 탓에 과일이 제대로 영글지 못해서다.
사과꽃이 일찍 피면 과수화상병에 쉽게 노출된다. 과수화상병 원인인 세균은 겨울에 나무 틈새에 잠복해 있다가 식물 체내 양분이 많아지는 봄철에 번식한다. 특히 개화기에 꽃과 잎, 새로 나온 줄기가 검게 타는 듯한 증상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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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추이 |
고등어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대구는 7.8%, 경북은 14.9% 상승했다. 고등어 가격이 이처럼 급등한 이유는 조업 시즌인(10월~1월) 지난해 10월부터 잦은 기상 악화로 조업 일수가 줄면서 어획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공공요금 부담도 커졌다. 1년 새 대구경북지역 의 전기료는 25%, 도시가스는 20.7% 각각 상승했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20%대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올 2분기까지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누적되면서 그 여파가 관련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아동복(13.7%), 티셔츠(14.3%) 등 의류 품목 물가는 10% 넘게 올랐다. 올 들어 방역조치 해제로 인한 나들이객들 증가와 유가 변동이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서민 물가 상승에도 7월 대구경북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국 평균 2.3%·25개월만에 최저치)이 각각 2.1%. 1.6%에 그친 것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크게 뛰었던 석유류 값이 올 들어 가파르게 하락한 영향이 크다.
실제 경유(-34.3%), 휘발유(대구 -23.1%, 경북 -23.3%)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 전체 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동북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이상기온 영향이 과수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업제품 물가는 유가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유가 하락의 영향은 당장 미치는 건 아니고 뒤늦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한편, 신선식품 가격도 내렸다. 대구에선 오이(-32.3), 배추(-22.2), 돼지고기(-2.8)가격이, 경북에선 국산 쇠고기(-8.4), 돼지고기(-3.2) 가격이 내렸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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