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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물 주고 병 막는 스마트팜, 농촌고령화·이상기후에도 '든든'

2023-08-07

식량산업 위기, 농업 디지털화 관심

알아서 물 주고 병 막는 스마트팜, 농촌고령화·이상기후에도 든든
최고 효율을 위한 최적 통제의 결과로, 스마트팜의 광원은 대부분 보라색을 띤다. 원래 태양빛에는 다양한 파장대의 빛이 포함돼 있다. 식물의 잎이 초록색으로 빛나는 이유는 엽록소가 우리 눈에는 초록빛으로 느껴지는 파장 영역대의 빛을 광합성에 사용하지 않고 모조리 튕겨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마트팜의 광원은 식물이 튕겨내는 초록색 파장의 빛이 제외된다. 빨간색과 파란색 파장의 빛이 섞여 보라색으로 보인다. <팜에이트 홈페이지 캡처>

한국은 1970년대 이후 산업화를 통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전체 GDP에서 농업 비중은 1970년 36.5%에서 2016년 2.0%로 급감했다.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추세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농가인구는 219만1천명으로 추정된다. 올해 이후 연평균 1.2%씩 감소해 2032년엔 194만3천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고령 농가인구 비율은 52%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46.8%라는 것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절반을 넘어서는 것이다. 경제적 비중이 감소하고, 농가인구는 줄어들수록 농업의 가치는 중요해진다. 실제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 폭등 및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전 세계 식량 산업에 위기가 도래했다. 일정량의 식량을 항상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기존 농업방식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스마트팜


씨앗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 게 농사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엔 많은 변수가 있다. 토질과 물·일조량·기온·바람 요건의 충족이다. 물과 대기가 좋고 땅이 비옥한 곳에선 많은 수확을 할 수 있지만, 메마르고 거친 땅에서는 소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껏 옥토를 찾아 심고 정성껏 돌본 작물이 가뭄·한파 등 자연재해로 망가질 수 있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확실한 먹거리를 확보하려면 인위적 통제가 필요하다.

농업에 종사하기를 꺼리는 이유는 '농사는 고되고 돈 벌기 힘들다'는 생각 때문이다. 농업도 쉽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스마트팜은 자동화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ICT)을 농업에 접목한 농장이다. 식물 성장에 요구되는 모든 요소를 인위적으로 통제한다. 공간 효율성까지 더해 최대의 결과를 끌어낸다. 최적의 생육 환경을 제공해 농산물의 생산성과 품질도 향상시킨다.

실내 공간에 조성해 외부 기상 이변의 개입을 차단하고, 토양을 선반 형태로 층층이 쌓은 수직 농장 기법이다.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물과 빛과 무기염류를 최적의 농도로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이 모든 것은 자동으로 관리한다.

물·빛·무기염류 안정적 제어
실내에 조성해 기상이변 차단
선반 형태 만들어 공간효율↑
PC·스마트폰 원격관리 가능

시설 구축비 일반 온실의 2배
첨단기술 지속 지원은 걸림돌
尹정부, 4년내 30%전환 목표


스마트팜이 도입되면 노동력 절감·소득 증대·노동시간 감소 등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스마트팜 보급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농촌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 농업인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스마트팜 설비는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스마트온실'은 온실 내외 환경과 작물 생육을 자동으로 측정, 분석하고 빅데이터를 토대로 최적 환경을 제어하고 자료화하는 시설이다. '센서 노드'는 센서와 통신모듈이 결합된 설비다. 센서에서 측정된 온도, 이산화탄소, 토양 수분 및 온도, 양액 정보, 풍향·풍속, 일사량 값을 온실 통합제어기에 전달한다. '제어 노드'는 구동기와 통신모듈이 결합된 구조로서 통합제어기로부터 전달받은 메시지에 근거해 구동기를 제어한다. '제어 설비'는 유동팬, 측창개폐기, 보온커튼 개폐기, 차광커튼 개폐기, 이산화탄소 공급기, 양액기, 냉·난방기 등이다. 온실운영관리시스템으로부터 받은 명령을 제어 노드에 전달하고 센서 노드로부터 전송된 측정값을 온실운영관리시스템에 전달한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제어할 수도 있다는 게 장점이다.

급격한 기후변화 상황에서
점차 확대하는 추세


알아서 물 주고 병 막는 스마트팜, 농촌고령화·이상기후에도 든든
서울 상암역 메트로팜 〈팜에이트 홈페이지 캡처〉

문제는 스마트팜의 구축 비용이다. ICT를 접목해 지능화된 농업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농작물 생육 환경을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다. PC와 스마트폰으로 자동 관리할 수도 있다. 온도, 토양 등 환경 정보 및 생육 정보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생육 단계별 정밀한 관리와 예측도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항상 논밭에 나가 작물 상태를 확인할 필요성은 줄어든다. 병해충이 생기지 않았는지, 잎이 시들지 않았는지, 일조량은 어떤지 등을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관찰하는 건 농업인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일이다. ICT를 활용한 스마트팜을 통해 수확량, 품질 등을 향상시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가령, 기존에는 작물에 관수할 때 직접 밸브를 열고 모터를 작동해야 했었다. 스마트팜에선 전자밸브가 설정값에 맞춰 자동으로 관수를 한다. 축적된 데이터가 있다면 초보자도 품질이 우수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생산량을 극대화해 높은 수익률을 창출할 수도 있다.

국내 스마트팜은 기존 비닐하우스에 스마트농업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히 비닐하우스만 놓고 볼 때 시설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이 일반 비닐 온실의 2배에 달한다. 때문에 종잣돈이 넉넉지 않으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빚을 진다.

첨단 장비 운영에 필요한 지속적 기술 지원도 걸림돌이다. 의욕만 있다고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사업이 아닌 이유다. 하지만 스마트팜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팜 시장은 2025년 220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2019년 132억달러라는 것을 고려하면 연평균 9.8% 성장하는 셈이다. 이는 스마트팜을 구성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관련 매출을 기준으로 추산한 규모다.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시장 가치는 제외됐다.

전 세계 스마트팜 시장은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 등이 주도한다.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도 비닐온실에 ICT 기술과 각종 애그테크를 도입한 스마트팜을 적극 늘리고 있다. 유리형 스마트팜은 내구성은 좋지만 설치비가 비싸다. 설치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다는 게 단점이다. 반면 비닐하우스는 내구성은 떨어지지만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이러한 경제적 요인 때문에 자본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선 적은 비용으로 농업 생산성을 늘릴 수 있는 비닐온실에 먼저 접근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0월 2027년까지 농업생산 30%를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스마트농업 확산을 통한 농업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일부 품목에 한해 이뤄지는 스마트농업을 전(全) 품목으로 확대하고 민간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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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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