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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아이돌 그룹 '엔시티 드림' 데뷔 7주년 생일카페가 열린 대구 중구 '카페 러브모드' 내부. | 
폭염과 태풍, 진행 미비로 최악의 평가를 받을 뻔했던 잼버리의 구원투수로 아이돌이 등판했다. 'K팝이 잼버리를 살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K팝의 인기는 대단하다. 인기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요인이 거론되지만, 무엇보다 팬덤의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 문화가 주목된다. 팬들이 덕질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돌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유함으로써 K팝이 확산하기 때문이다. BTS가 글로벌 가수로 등극한 이유 중에서도 탄탄한 코어 팬덤이 있었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이처럼 팬덤의 화력으로 K팝의 위상이 굳건해지고 있지만, 아이돌 덕질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다. 가수의 팬을 '빠OO'로 멸칭하던 과거에 비해서는 그러한 시선이 완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다. 아이돌을 좋아한다 하면 "걔네가 밥 먹여주냐. 네가 존재하는 사실도 모를 텐데"와 같은 반응이 부지기수다. 다른 덕질에 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할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스포츠나 패션 브랜드 등의 팬덤은 하나의 취향으로 인정받는 반면 아이돌 팬덤은 특이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러한 분위기로 아이돌 팬들을 만나면 우스갯소리로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특정 가수의 팬임을 드러내는 '일코 해제'의 가능 여부다. 질문을 던지면 대개 "못 하지. 사회적 체면이 있는데…"라는 답이 돌아온다. 상당수의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아이돌 팬임을 감추는 것을 방증한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이나 덕질용 인스타그램을 개설해 자신이 원하는 상대에게만 덕질 일상을 공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아이돌 덕질은 과연 가치 없는 일일까? 기자도 아이돌을 좋아한 적이 있다. 가수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기록하고 이를 타인과 공유하고 싶어 영상 편집을 공부했다. 그렇게 시작한 영상 편집은 자기계발로 이어졌고 나비효과로 추후 어느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결과를 낳았다. 가수와 팬이 함께 사회에 선한 영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 BTS 진의 활발한 기부활동으로 팬들도 이달 재난 피해지역에 위생용품을 기부했다. 이처럼 아이돌 덕질은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과 달리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일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 대상이 스포츠든, 패션 브랜드든, 아이돌이든 말이다. 아이돌을 덕질하는 것은 하찮은 일도, 숨겨야 할 일도 아니다. 그러니 누구든 자신의 건전한 취미를 당당히 밝힐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 이제는 그럴 때도 됐지 않나. 지금은 2023년이니까.
글·사진=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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