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 청년들 "돌려받지 못할 돈이라 안 내고 축하만"
일각에선 인간관계 돈으로만 보는 것 같다며 서운함 토로
비혼 지향 높은 MZ세대 중심으로 새로운 부조 문화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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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비혼을 택한 안모(27·여)씨는 최근 친한 친구에게 결혼식 청첩장을 받았다. 결혼식에 참석해 축하할 예정이지만, 축의금은 내지 않기로 했다. 결혼 예정이 없는 자신은 축의금을 주기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비혼식을 올릴 계획도 없어 다른 지인들의 축의금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돌려받지도 못하는 축의금을 꼭 줘야 하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쁜 마음으로 축하만 해주려고 한다"고 했다.
결혼식 축의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비혼을 택한 청년이 증가하고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관련 논쟁도 뜨겁다. 특히 비혼을 결심한 이들은 자신은 결혼하지 않을 예정이니 지인의 결혼식 축의금을 내지 않겠다는 것.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이해된다' '서운하다' 등의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비혼을 선언했다면 결혼식 축의금은 내지 않는 게 합리적이라는 직장인 정모(27·남)씨는 "비혼을 결심했다면 돌려받지 못할 돈이라 이해한다"면서 "추후 비혼식을 하는 게 아니라면 서로 부조를 안 하면 되는 일이다"라고 했다.
비혼주의자들은 축의금을 내지 않는 이유 중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고 설명한다. A씨는 "요즘 축의금은 5만원부터 시작한다. 정말 친한 친구는 30만원까지 주는 경우도 봤다. 돌려받지도 못하는데 금액대도 과하게 부담스럽다"면서 "친한 친구든 일면식만 있는 지인이든 앞으로도 축의금을 낼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인간관계를 '돈'으로만 따지는 거 같아 서운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모(30·여)씨는 "다른 일이면 몰라도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큰 경사다. 이런 논란 자체가 돈을 기준으로만 인간관계를 보는 거 같다"면서 "만약 친한 친구가 축의금을 내지 않는다고 하면 서운한 마음이 들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부조 문화'라고 분석했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축의금 등 부조 문화는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대에 서로 돕기 위해 파생된 것이다. 현재는 의미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요즘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MZ세대에서 상대적으로 비혼을 지향하는 특성이 두드러지면서 부조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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