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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한 카페가 "예약 과정 중 불편 끼쳐 드린 점 심심한 사과 말씀 드린다"는 공지문을 올렸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이 '심심(甚深)한 사과'를 지루하다는 의미로 오해해 문해력 저하 현상이 재점화됐다.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문해력 부족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와 특히 친숙한 세대다. 어릴 적부터 스마트폰을 끼고 살아왔기에 활자보다 영상에 익숙하다. 책이나 신문보다는 단문 텍스트, 텍스트보다는 영상을 선호한다. 진학사 캐치의 'Z세대 문해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평소 다양한 매체 중 '유튜브, 숏폼 등 영상 콘텐츠'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답했다. 책, 신문 등 인쇄물을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3%에 그쳤다. 그렇다 보니 다른 세대보다 긴 글 읽는 걸 꺼려하고 어휘나 문장의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
문해력은 가장 기본이 되는 언어적 능력이다. 이 말인즉슨 문해력 부족이 언어적 소통 부재로 이어진다는 말과도 같다. 낮은 문해력으로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긴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타인과의 소통에도 불편함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사회적 갈등을 피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삶의 전반에 있어서도 근간이 된다. OECD 조사에 따르면 문해력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연봉, 취업률, 건강에서 2배 높은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젊은 세대의 문해력 증진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선 독서율을 향상하는 게 중요하다. 긴 텍스트를 많이 접하는 것은 어휘를 이해하고 문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활자를 선호하지 않는 젊은 세대가 책을 쉽게 펼칠지는 미지수다. SNS와 영상 콘텐츠를 활용해 독서문화를 활성화하면 어떨까. SNS 이용률이 높고 영상을 즐겨 찾는 이들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꽤 효과적일 수 있다. 최근 틱톡에서 유행 중인 '#북톡(BookTok)'은 책과 관련된 일상을 짧은 영상으로 공유하는 챌린지다. 지난해 영국출판협회가 16~25세 2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8%가 북톡에서 본 책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심심한 사과'를 지루하다는 의미로 오해하는 일들이 없어졌으면 한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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