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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숙원사업 눈앞…洪시장·지역 정치권 전략 빛났다

2024-01-25

'N수' 끝에 9분 능선 넘어…與野의원 지역상생 한목소리

30년 숙원사업 눈앞…洪시장·지역 정치권 전략 빛났다
대구 서대구역과 광주 송정역을 잇는 달빛철도는 총연장 198.8㎞로 6개 광역단체와 10개 기초단체를 지나면서 10개 정거장을 갖춘다. 서대구역 전경. 그래픽=장윤아 기자 〈영남일보 DB〉
30년 숙원사업 눈앞…洪시장·지역 정치권 전략 빛났다
홍준표 대구시장·윤재옥 원내대표·강대식 의원.(사진 왼쪽부터)

동서화합과 국토균형발전의 상징이 될 '달빛철도 특별법'이 천신만고 끝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본회의 의결만을 앞두고 있어 입법의 9분 능선을 넘은 셈이다. 특히, 헌정사상 최다수인 261명의 국회의원이 발의에 나서면서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한 법안 취지에 맞게 국회에서도 여야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이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의 관록에서 우러나온 전략적 판단과 대구와 광주지역 정치권의 '의기투합'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30년 숙원 사업 해결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호남 갈등 해소·균형 발전
신공항 연계 남부경제권 구축

역세권 개발비 법률따라 충당
건설과정 지역기업 우대 조항

윤재옥 의원 대표 발의 법안
강대식 의원 야권 중재역도 커


◆달빛철도 특별법 무엇을 담았나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담긴 내용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예비타당성 면제 조항'이다. 전액 국비로 이뤄지는 사업에 예타 면제 조항이 포함되면서 달빛철도 건설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타 면제 조항은 특별법 심사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꼽혔다. 기획재정부는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내세우며 해당 조항 삭제 의견을 줄곧 내세웠다. 이에 홍 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한 영호남 지자체장들은 동서갈등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의명분을 들며 예타 면제 조항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홍 시장은 "국토균형발전을 외친 지 30여 년이 됐는데도 서울~강원을 제외하면 동서를 잇는 철도가 하나도 없다"며 "남부경제권 구축과 유사시 대구경북(TK) 신공항이 후방의 안보를 책임지게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건설해야 한다"며 달빛철도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철도역사 예정지역의 경계로부터 3㎞ 범위에서 일정한 지역을 '주변 개발예정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항은 국토위 심사에서 수정을 거쳤다. 기존 역세권개발법에 따라 역세권 개발구역 지정과 개발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역세권 개발 사업에 필요한 비용 충당도 해당 법률에 따라 이뤄진다. 달빛철도건설추진단 구성 근거를 담은 조항도 시행령 등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삭제됐다.

대구시와 광주시가 공을 들인 복선화와 관련한 내용은 빠졌으나, 미래 수요를 반영한 첨단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명기했다. 이는 향후 부지 매입 등의 방식으로 복선화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달빛철도 건설 과정에서 지역 기업을 우대한다는 조항도 담겼다. 따라서 향후 철도 건설이 본격화하면 지역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N수' 끝에 9분 능선 넘은 영호남 화합의 상징

달빛철도 특별법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기까지의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 8월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한 법안에 261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무난하게 법 제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별법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뜻밖의 암초를 만난다. 정부가 법안의 핵심 조항인 예타 면제 조항에 반대하자, 이를 의식한 여당에서 소극적으로 나오면서다. 특히 법안 발의에 참여한 의원 중 일부도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촌극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에 법안은 지난해 12월5일 국토위 교통법안 심사소위에 상정됐으나, 두 차례 계류된 끝에 같은 달 21일에서야 국토위 전체회의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법사위에서도 두 차례 상정이 무산되고, 세 번째 도전 끝에 심사를 거쳐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홍 시장은 지난해 4월부터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뒤 여야 모두에게 협조를 이끌어 내는 전략을 구사했다. 영호남 갈등 해소는 대구를 비롯한 영남에서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마찬가지로 호남에서도 해묵은 숙제로 남아있어서다. 이에 홍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홍익표 원내대표, 강기정 광주시장 등과 소통하며 협조 약속을 받았다.

홍 시장으로부터 특명을 받은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도 수시로 국회를 오가며 국토위, 법사위 소속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였다.

 

◆지역 정치권도 빛났다… 윤재옥·강대식 '일당백 역할'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강대식(대구 동구을) 의원이 일당백 역할을 했다. 윤 원내대표는 법안을 발의할 때부터 지역과 소속 정당을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들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 결과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헌정사상 최다수인 261명의 국회의원이 법안 발의에 동참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국토위, 법사위 심사 과정에선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타 면제 조항을 줄곧 반대하는 기획재정부를 뚝심 있게 설득해왔다.  이 과정에서 법안 처리가 지연됐지만, 예타 면제 조항을 관철하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묵묵히 본연의 임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TK 신공항 특별법 처리 과정에서 특유의 친화력으로 야권과의 중재자 역할을 했던 강대식 의원은 이번에도 국토위에서 기재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의 이견 조율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 조문에서 불필요한 내용은 삭제하고, 핵심적인 내용으로 꼽히는 예타 면제 조항을 살리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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