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경북 청년인구 8년 전보다 크게 줄어
월평균 임금 300만원 이상 받는 대구 청년 34.4%
경북 청년 39,2%로 수도권 47.5%보다 훨씬 낮아
지난해 수도권으로 이탈한 TK 청년 1만 4천명
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
동북지방통계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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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청년들의 삶의 질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청년에 비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임금, 교육, 주거, 결혼, 생활만족도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이 수도권보다 현저히 낮았다. 특히 임금수준은 수도권과의 차이는 물론,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용률은 수도권에 비해 10% 포인트 가까이 낮았고, 300만원 이상 임금을 받는 취업자 수도 눈에 띄게 적었다. 열악한 현실은 결혼도 주저하게 만들었다. 결국 지난해에만 대구·경북 청년 1만 4천여명이 수도권으로 떠났다.
◆ 대구·경북 청년 인구 8년 전보다 크게 줄어
동북지방통계청은 대구·경북지역 청년(19~39세)의 수도권 유출이 계속되는 등 지역경쟁력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각 지자체의 청년 인구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 삶의 질을 비교한 자료를 30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청년 인구는 2015년(70만5천명) 대비 17.1% 감소한 58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대구 청년인구 비중은 24.6%로 수도권 28.3%보다 3.7% 포인트 낮았다. 남녀 비율로 보면 남자(53%)가 여자(47%)보다 6% 포인트 많았다. 수도권의 경우 남자(50.9%)가 여성(49.1%)보다 2.1% 포인트 높았다.
대구 청년의 연령별 분포는 19~29세(52.1%)가 30~39세(47.9%)보다 4.2% 포인트 높았다. 수도권은 30~39세(50.5%)가 19~29세(49.5%)보다 1.0% 포인트 많았다.
대졸 이상 비율에선 대구가 61%로 수도권 62.8%보다 1.8% 포인트 낮았으며, 여성(66.4%)이 남성(56%)보다 10.4% 높았다.
경북도 청년 인구 역시 8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2015년 69만3천명이던 청년은 2023년 52만9천명으로 23.7% 감소했다. 경북 전체 인구 중 청년 인구 비율은 20.7%로 수도권보다 7.6% 포인트 낮았다. 남녀 비율로는 남성(55.6%)이 여성(44.4%)보다 11.2% 포인트 많았다. 연령별로는 19~29세(51.0%)가 30~39세(49.0%)보다 2.0% 포인트 높았다. 대졸 이상 비율의 경우 여성(59.3%)이 남성(52.9%)보다 6.4% 포인트 컸다.
◆ 만족도 떨어지는 삶, 수도권으로 이동
경제적 삶의 지표도 수도권 청년이 우위를 차지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대구 청년 고용률은 64.5%로 수도권 청년 70.5%에 비해 6% 포인트 낮았다. 성별 고용률은 남성이 68.0%로 여성 60.7%보다 7.3% 포인트 높았다.
월평균 임금도 수도권과 차이를 보였다. 대구지역 청년 취업자 중 300만원 이상 임금을 받는 청년은 34.4%로 수도권 47.5%보다 13.1% 포인트 낮았다.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300만원 이상 임금을 받는 청년은 43.7%였다. 대구보다 9.3% 포인트 높았다. 대구지역의 열악한 임금수준이 고스란히 확인된 셈이다.
근로의 질에서도 대구가 열악했다.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상용근로자 비중의 경우 대구는 68.9%인 반면 수도권은 72.3%로 3.4% 포인트 낮았다. 반면 임시·일용근로자 비율에선 대구(19.0%)가 수도권(17.8%)보다 1.2% 포인트 높았다.
경북지역 역시 고용률과 임금, 근로의 질 모두 수도권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경북 청년 고용률은 62.3%였고, 300만원 이상 임금을 받는 청년 비중은 수도권보다 8.3% 포인트 낮은 39.2%로 나타났다. 상용근로자 비중 역시 69.1% 수도권보다 3.2% 포인트 낮았다.
경제활동의 만족도도 수도권보다 낮았다. 대구 청년의 전반적인 일자리 만족도는 30.9%, 소득 만족도는 23.7%, 소비생활 만족도는 19.8%로 수도권보다 각각 2.5% 포인트, 2.7% 포인트, 5.4% 포인트 낮았다. 경북도는 수도권에 비해 일자리 만족도에서 4.2% 포인트, 소비생활 만족도에서 4.3% 포인트 낮았다. 다만, 소득만족도는 30.7%로 수도권 청년보다 4.3% 포인트 높았다.
경제적 만족도가 떨어지다 보니 결혼도 주저했다. 대구와 경북 청년 중 향후 결혼계획이 있는 비율은 각각 69.5%, 72.6%로 수도권 74.1%보다 각각 4.6% 포인트, 1.5% 포인트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북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삶에 결국 지역을 등지고 수도권으로 떠났다. 지난해에만 대구에서 8천명, 경북에서 6천명이 이탈해 수도권에 둥지를 틀었다. 수도권으로 옮긴 이유는 직업, 교육, 주택 순이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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