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속나. 댓글에서 지능 수준 보인다" "이런 사람이 ○○(직업)이라니"
최근 SNS를 들여다보니 이런 댓글 유형이 자주 눈에 띈다. 이와 같은 댓글이 달린 게시물의 종류에는 정보제공이나 불특정 다수의 관심을 바라는 게시물도 있지만 그저 한번 웃자고 만들어진 콘텐츠도 상당하다. 종류를 막론하고 악플이 달리는 것이다. 무작정 남을 비난하는 악플이라기보다는 비아냥대거나 타인의 무지함을 무시·조롱하는 한편 자신이 그 게시물을 생각 없이 보는 사람이 아닌, '깨어있는 비판'을 한다는 우월함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괜히 길게 썼는데 그냥 잘난 척하고 싶어서 남을 깎아내리는 나쁜 의도의 댓글이라고 하면 되겠다.
다시 글 맨 위의 댓글들로 돌아가 보자. 그럼 그 댓글의 댓글에는 뭐라고 달릴까. "죄송합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제가 틀렸네요" 등의 인정이나 사과는 찾아볼 수 없다. 이제는 메시지가 아니라 메신저를 공격한다. 댓글을 단 사람의 SNS에 들어가 프로필을 보고 신상을 확인한다.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자식이 불쌍하다"든지 특정한 직업이 있다면 그 직업에 대한 편견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사실 애초에, 처음부터 댓글은 게시물 작성자인 메신저를 공격한 셈이다.
SNS에는 표현의 자유와 욕구가 있지만 그 양만큼의 건전한 논쟁이나 논리에 맞붙는 토론은 보기 힘들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듣기 싫은 말 들으면 상대방을 비방하며 말싸움을 하는 SNS. SNS를 비롯한 온라인 세상이 문제일까, 아니 온라인 세상만의 문제일까. 오프라인에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이 논쟁과 토론을 하지 않으니 그 모습이 온라인으로 투영된 것 아닐까.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이 "논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시작해 "논쟁을 즐긴다"고 끝을 낸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홍 시장은 "논쟁가치가 있으면 응해준다" "논거를 제시하지 못할 때는 그냥 해보는 반대"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 시절 당 대변인을 선발하는데 토론대회를 열었다. SNS에 덧붙는 가벼운 댓글들을 정치적 논쟁이나 공당의 당직자를 선발하는 토론에 비유하기엔 부족함이 크다.
홍 시장과 이 의원은 토론프로그램의 패널로도 많은 활약을 했다. 유튜브에는 지지자들이 환호할 만할 일방적 주장과 막말이 오간다. 애초에 '토론'이 될 만한 대화상대를 두지 않는다. TV 몇몇 프로그램에서나 겨우 토론을 볼 수 있는 시대다. 대학에서도 토론수업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2024년 한국, 어디에서 논쟁과 토론을 볼 수 있을까.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최근 SNS를 들여다보니 이런 댓글 유형이 자주 눈에 띈다. 이와 같은 댓글이 달린 게시물의 종류에는 정보제공이나 불특정 다수의 관심을 바라는 게시물도 있지만 그저 한번 웃자고 만들어진 콘텐츠도 상당하다. 종류를 막론하고 악플이 달리는 것이다. 무작정 남을 비난하는 악플이라기보다는 비아냥대거나 타인의 무지함을 무시·조롱하는 한편 자신이 그 게시물을 생각 없이 보는 사람이 아닌, '깨어있는 비판'을 한다는 우월함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괜히 길게 썼는데 그냥 잘난 척하고 싶어서 남을 깎아내리는 나쁜 의도의 댓글이라고 하면 되겠다.
다시 글 맨 위의 댓글들로 돌아가 보자. 그럼 그 댓글의 댓글에는 뭐라고 달릴까. "죄송합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제가 틀렸네요" 등의 인정이나 사과는 찾아볼 수 없다. 이제는 메시지가 아니라 메신저를 공격한다. 댓글을 단 사람의 SNS에 들어가 프로필을 보고 신상을 확인한다.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자식이 불쌍하다"든지 특정한 직업이 있다면 그 직업에 대한 편견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사실 애초에, 처음부터 댓글은 게시물 작성자인 메신저를 공격한 셈이다.
SNS에는 표현의 자유와 욕구가 있지만 그 양만큼의 건전한 논쟁이나 논리에 맞붙는 토론은 보기 힘들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듣기 싫은 말 들으면 상대방을 비방하며 말싸움을 하는 SNS. SNS를 비롯한 온라인 세상이 문제일까, 아니 온라인 세상만의 문제일까. 오프라인에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이 논쟁과 토론을 하지 않으니 그 모습이 온라인으로 투영된 것 아닐까.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이 "논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시작해 "논쟁을 즐긴다"고 끝을 낸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홍 시장은 "논쟁가치가 있으면 응해준다" "논거를 제시하지 못할 때는 그냥 해보는 반대"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 시절 당 대변인을 선발하는데 토론대회를 열었다. SNS에 덧붙는 가벼운 댓글들을 정치적 논쟁이나 공당의 당직자를 선발하는 토론에 비유하기엔 부족함이 크다.
홍 시장과 이 의원은 토론프로그램의 패널로도 많은 활약을 했다. 유튜브에는 지지자들이 환호할 만할 일방적 주장과 막말이 오간다. 애초에 '토론'이 될 만한 대화상대를 두지 않는다. TV 몇몇 프로그램에서나 겨우 토론을 볼 수 있는 시대다. 대학에서도 토론수업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2024년 한국, 어디에서 논쟁과 토론을 볼 수 있을까.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박준상
일기 쓰는 기자 박준상입니다. https://litt.ly/junsang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