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40601010004421

영남일보TV

재활용으로 '재테크'…1년간 모은 3kg 종이팩, 두루마리 휴지로 돌아온 사연

2024-06-01 07:24

■박준상의 고물상 <2> 종이팩
비우고 자르고 씻어서 보관…1kg에 휴지 2롤로 교환
멸균팩과 일반 종이팩 구분해야하지만 현장은 '아직'
대구에서 2023년 지난 한해동안 종이팩 219.3톤 수거

재활용으로 재테크…1년간 모은 3kg 종이팩, 두루마리 휴지로 돌아온 사연
취재진은 종이팩에 구멍을 뚫고 끈으로 꿰어 보관했다.
1년 넘는 기간동안 모은 종이팩을 교환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분리수거 해 모은 종이팩은 3kg. 이 종이팩들은 두루마리 휴지 여섯 롤로 돌아왔다.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 가면 저울에 달아 무게를 달고 종이팩 1kg 당 두루마리 휴지 두 롤을 받을 수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는 2023년 한 해동안 멸균팩을 포함, 종이팩 219.365톤을 수거했다.

재활용으로 재테크…1년간 모은 3kg 종이팩, 두루마리 휴지로 돌아온 사연
종이팩을 재활용하기 위해선 자르고 세척해 보관·배출해야한다.
종이팩 배출법은 방법은 네 단계다. △뜯고 자른 후 △내부를 씻는다. △포개는 등 모아서 △행정복지센터 담당자에게 건네면 된다.

지난해 1월부터 취재진이 구매한 종이팩 제품은 500팩 이상이다. 이 중 집에서 마시고 모은 것만 약 3kg이며, 사무실 등 가정이 아닌 곳에서 섭취한 것은 집계하지 않았다. 취재진은 펀치로 구멍을 꿇고 종이가방의 손잡이 부분을 떼어내 종이팩을 뀄다. '모아야 겠다'고 생각한 뒤 터득한 노하우다. 이렇게 한 덩어리로 만든 종이팩들은 보관이 쉽다. 겨울에는 곧바로 내부를 씻지 않고 하루나 이틀쯤 뒤에 모아서 한 번에 처리하면 되지만 여름에는 종이팩 안을 세척해야 냄새도 나지 않고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재활용으로 재테크…1년간 모은 3kg 종이팩, 두루마리 휴지로 돌아온 사연
취재진이 5월31일 행정복지센터에 가져간 종이팩. 1.1kg가량 된다.
지난 2월과 5월31일 가까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모은 종이팩을 앉은뱅이 저울에 달고, 그 무게만큼 두루마리 휴지를 받았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종이팩을 분리수거장이나 수거함을 통해 모아 지자체나 재활용 업체에 건네기도 한다.

일반 종이팩과 멸균팩은 다르다. '우유팩'과 '두유팩'이라고 생각하면 구분이 쉽다. 멸균팩은 일반 종이팩에 알루미늄을 접합해, 산소나 자외선을 막아줘 우유, 두유, 주스 등을 장기유통하게 해주는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포장재다. 종이팩은 안쪽이 3겹으로 코팅돼있다. 멸균팩은 종이, 알루미늄 포일, PE등의 소재로 6겹의 소재로 돼있다.

멸균팩은 내부에 알루미늄 코팅을 한 덕분에 산소와 빛, 습기를 완전히 차단해 상온에서도 최소 6개월간 내용물이 변질되지 않는다. 이런 장점으로 플라스틱 용기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2014년 멸균팩 출고량을 전체 종이팩 중 25.3%, 2022년 에는 43.9%로 추정하고 있다. 내년에는 일반팩보다 멸균팩이 더 많이 출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활용으로 재테크…1년간 모은 3kg 종이팩, 두루마리 휴지로 돌아온 사연
취재진이 행정복지센터에 종이팩을 가져다주고 받은 두루마리 휴지 2롤.
수거된 일반 종이팩과 멸균팩은 고해(종이자재와 비닐을 분리)→약품처리→원단생산 등 공정을 거쳐 휴지로 재탄생된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건축자재료도 재활용된다. 또 국내에서 배출되는 종이팩은 연간 7만t 가량인데, 이중 30%만 재활용된다. 나머지 70%를 재활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105억원의 경제적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이는 50m 두루마리 휴지를 2억1천롤 생산 가능한 정도다.

정부도 종이팩, 특히 멸균팩 재활용에 관심을 쏟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23일 멸균팩 재활용업계와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환경부는 멸균팩이 고부가가치 종이와 위생용품 등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게다가 해외처럼 멸균팩을 건축자재로 재활용하는 정책적 지원과 제도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아직까지 일반종이팩과 멸균팩을 구분하지 않는다. 취재진이 방문한 행정복지센터를 포함, 일선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멸균팩을 종이팩의 범주로 보고 함께 수거하고 있다.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한 주민은 "두 종류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취재진이 종이팩을 배출하고 받은 두루마리 휴지는 세 겹으로 된 27m 길이의 제품이다.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휴지다.

글·사진=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준상 기자

일기 쓰는 기자 박준상입니다. https://litt.ly/junsang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