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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생산라인·농사일 걱정도 덜어…베테랑 인력 탈바꿈

2024-06-04

■ 외국인근로자 유입 전략

제조업 생산라인·농사일 걱정도 덜어…베테랑 인력 탈바꿈
대구 달서구 천일금형사 공장에서 베트남 출신 근로자 태두옹씨가 금형 제작 마지막 단계에서 금형틀을 손질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라인·농사일 걱정도 덜어…베테랑 인력 탈바꿈
선루프 부품을 제작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근로자 푸엉씨. 이윤호기자
베트남 출신 숙련공의 미소

공정 전반 누비며 업무처리
지역 제조산업 이끄는 첨병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내 천일금형사 1공장. 베트남 출신 근로자 태두옹(36)씨의 손길이 분주했다. 공장 내부는 여러 기계가 가동되면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부산했지만 태두옹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가 하고 있는 작업은 기계로 잡아내지 못한 금속판의 거친 면을 골라내 다듬는 것으로 자동차 부품 사출 금형 제작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전문 기술과 고도의 집중력이 수반되는 대표적인 작업이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태두옹씨는 순조롭게 작업을 이어갔다. 능숙하게 쇠붙이를 잡아들고 금형 틀을 손질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숙련공이다. 업체 관계자는 태두옹씨가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 하루하루 기술이 늘고 있다고 귀뜸했다.

태두옹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가족들도 보고 싶고, 말도 통하지 않는 데다가 일도 제대로 못해 힘든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10년간 지역의 많은 기관과 동료들이 도와줘서 무사히 정착할 수 있었다"며 "곧 아이도 태어나는데 마음 같아선 대구에 계속 살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차량용 선루프 부품 생산라인에선 또 다른 외국인 근로자 푸엉(37)씨가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 중이었다. 그도 태두옹씨와 같은 베트남 출신이다. 푸엉씨 역시 이곳에서 수년째 근무한 터라 작업에 막힘이 없었다. 장비를 다루는 자세도 사뭇 진지했다. 어느 정도 제품이 만들어지자 그는 다른 공정으로 옮기는 작업도 도맡았다. 1차 금속 제조업체인 천일금형사에는 태두옹·푸엉씨를 포함해 외국인 노동자 4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근로자 수의 약 45%에 달한다. 공장 곳곳을 누비며 업무를 처리하는 이들이 바로 지역 산업을 이끄는 첨병인 셈이다.

김영민 천일금형사 부사장은 "국내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있어 우리 공장 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업체들도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 기업과 외국인 노동자 모두를 위해서라도 적절한 제도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농번기 투입 계절근로자

일·급여에 만족, 안정 정착
인력문제 농어촌에 큰 도움

제조업 생산라인·농사일 걱정도 덜어…베테랑 인력 탈바꿈
포항시 북구 죽장면 손유락씨 농가에서 계절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근로자들.
포항시 북구 죽장면에서 농사를 짓는 손유락(60)씨는 요즘 일할 맛이 난다. 포항시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를 소개받은 덕분이다. 평생 농사만 짓던 손씨는 인력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최근에는 '이젠 정말 농사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까지 한 터였다. 다행히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구해 걱정거리를 덜었다.

베트남에서 온 응우옌 반 타오(37)·호앙응옥 디엡(여·37) 부부와 쯔엉 응옥 타오(36)씨가 듬직한 아군이 됐다. 손씨는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큰 시름을 덜고 농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포항시는 지역에 거주 중인 결혼이민자의 가족 또는 사촌을 대상으로 계절근로자를 모집한다. 응우옌씨와 쯔엉씨 역시 여동생이 결혼이민자다. 응우옌씨 부부는 지난 4월 입국했고, 쯔엉씨는 올해 2년 차다.

이들은 손씨가 마련한 숙소에 함께 머물며 하루 8시간씩 농사일을 돕는다. 고될 법도 하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여느 농촌처럼 일하다 새참 시간을 갖기도 하고 하루 일과가 끝나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거나 자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제조업 생산라인·농사일 걱정도 덜어…베테랑 인력 탈바꿈
지금은 혼자 장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한국에 적응했다는 호앙응옥씨는 "한국에서의 일이 베트남에 비해 어렵지 않고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아이가 보고 싶다는 것 빼고는 모든 면에서 만족한다. 많은 월급을 받고 저축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크다. 쉬는 날에는 여행도 다니며 한국 유명 관광지를 직접 보기도 한다"고 웃었다.

손씨의 만족도 역시 높다. 포항시가 모집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가족이 같은 지역에 있어 적응도 쉽게 잘하고 책임감도 크다고 말한다.

글·사진=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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