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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그 시대 그 감성, 다시 뜬다 (2) '도토리'로 미니홈피 꾸미고 '알'로 문자메시지…카톡세대는 그 감성 모르지

2024-06-07

'소몰이창법' SG워너비, 당시 싸이월드 배경음악 장악

원더걸스·소녀시대 등 1세대 한류 태동한 중요한 시기

MP3P 더한 전자사전·큐빅 붙여 외관 꾸민 폰튜닝 등

디지털 혁명기였지만 아날로그 감성도 여전했던 시간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그 시대 그 감성, 다시 뜬다 (2) 도토리로 미니홈피 꾸미고 알로 문자메시지…카톡세대는 그 감성 모르지
배우 김태희가 출연한 아이리버 '딕플' 광고. 위쪽 작은 사진은 왼쪽부터 아이리버 N10, 아이팟 셔플, 학생들이 개조한 폴더 휴대폰. 아이리버·애플 제공·영남일보 DB 〈그래픽=장수현기자〉

▶1편: '선업튀'가 쏘아올린 작은 공…Y2K 복고감성 "응답하라"


◆SNS는 '싸이월드'…알 요금제 쓰던 시절, 문자 소중

솔은 선재의 '싸이월드'를 찾아가 일촌 신청을 한다. 선업튀의 2008년 세계엔 카카오톡도 인스타그램도 없다. 대신 싸이월드가 있다. 싸이월드는 2000년대 중후반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를 이끈 SNS다. 인맥 구축 기능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가장 유명한 서비스가 '미니홈피'다. 미니홈피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글이나 사진으로 공유하고 '일촌'(친구)을 맺어 미니홈피에 방명록 등을 남길 수 있다. '도토리'(유료 캐시)를 충전해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구매할 수도 있었다. 학생들은 '퍼가요' 기능을 통해 게시물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가져오며 친근의 표시를 남기기도 했다. 스타일이 좋은 10대 중 '퍼가요'를 많이 받은 이들은 '얼짱'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는데, 지금으로 치면 '인플루언서'다. 학생들에게 '싸이월드 얼짱'은 연예인 못지않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메신저는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다. 휴대전화로 이용할 수 있던 건 문자 메시지뿐이었다. 네이트온은 피처폰에서 접속할 수 있었지만 상당한 요금이 들어 휴대전화로는 잘 이용되지 않았다. 당시 청소년요금제는 '별'(SK텔레콤), '알'(KTF), '링'(LG텔레콤)이라는 독특한 요금 단위를 사용했다. 매달 사용한도 내에서 문자 메시지와 통화 데이터 등을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메시지 1건을 보내는 데 10~15알(별/링), 전화 10초당 30알이 차감됐는데 KTF의 '쇼알23000' 요금제가 월 1만7천원에 2만3천알인 점을 고려하면 메시지 한 통 한 통이 상당히 소중했다. 이수미(가명·31)씨는 "그때만 해도 문자 요금이 상당히 비쌌다. 주변 친구들도 늘 '알' 부족에 시달렸다(웃음).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친구의 휴대전화를 빌려 발신번호를 바꿔 메시지를 보내던 이들도 많았다"고 했다.

온라인 메신저로는 대표적으로 '버디버디' '세이클럽 타키' '네이트온'이 있었다. 버디버디와 타키는 2000년대 초반, 네이트온은 2000년대 중후반에 활발히 사용됐다. 버디버디는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메신저로 주로 이용됐으며 타키는 같은 반, 동창회 등의 '클럽'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회원들과 함께 글을 쓰고 사진을 공유하는 메신저였다. 네이트온은 싸이월드와 연동돼 채팅과 싸이월드 클럽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었다. 이광우씨는 "중학생 때까진 타키가 대세였는데 고등학생 때부터 싸이월드 클럽과 네이트온이 인기를 끌었다. 여러 명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채팅방, 1:1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쪽지, 두 기능 모두 인기였다. 현재 카카오톡처럼 프로필 옆에 짧게 적어두는 소개글이나 상태 메시지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그 시대 그 감성, 다시 뜬다 (2) 도토리로 미니홈피 꾸미고 알로 문자메시지…카톡세대는 그 감성 모르지
싸이월드 미니홈피. 〈싸이월드 인스타그램 공식계정 캡처〉

◆발라드 전성기…2007년경부터 아이돌 인기

솔의 MP3플레이어에는 브라운 아이즈의 '점점'(2002), 김형중의 '그랬나봐'(2003)가 담겨 있다. 곳곳에선 러브홀릭의 '러브홀릭'(2003),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2009)가 들린다. 비 오는 날 선재가 솔에게 파란색 우산을 씌워주자 윤하의 '우산'(2008)이 흘러나온다. 요즘 10대들에겐 K팝이 가장 핫한 음악 장르지만 2000년대는 발라드 전성기였다. '소몰이 창법'으로 유명한 SG워너비와 버즈, 엠씨더맥스가 활동한 시기로 이들은 남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K팝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끈 건 2007년에 들어서다. 2000년대 초중반 동방신기가 팬덤이 있었으나 활동기간이 짧아 K팝 산업의 전반적 흥행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데뷔해 본격적으로 다들 아이돌에 빠지기 시작했다. 박정윤(32·울산 남구)씨는 "원더걸스의 'Tell Me' 이후 다들 K팝 노래를 즐겨 듣기 시작했던 것 같다.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는 불씨를 지폈다. 이 밖에도 빅뱅, 2PM, 카라 등 많은 아이돌이 활약했다. 자녀들이 좋아하니 부모님들도 알게 될 정도였다"고 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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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당신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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