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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영화관에 퍼지는 작지만 큰 울림…대규모 자본·스타시스템 없어도 뭉클

2024-06-13

日 '괴물' 아트영화 흥행 신드롬

단체관람 줄잇는 세월호 극영화

괴물
외화로는 처음으로 가치봄 영화로 선정된 '괴물'

'파묘' '범죄도시4' 등 대작영화들에 힘입어 침체국면이던 한국 극장가에 반짝 화색이 돌고 있다. 대규모 자본과 스타 시스템으로 빚어낸 이들 대작영화들은 천만 관객을 모으며 관객을 극장으로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작지만 큰 울림을 주는 영화들도 있어 눈길을 모은다. 대작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주목은 덜 받았지만 관람객들 사이에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입소문에 감동의 물결이 큰 울림으로 확산하고 있다.

◇외화 첫 가치봄 영화 '괴물'
지난해 11월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은 한국 극장가에 아트 영화의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영화는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독립·예술영화계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故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감독의 완벽한 협업으로 탄생했으며, 6월 현재 53만명의 관객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장기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는 세계적 명장으로 꼽히는 감독의 날카로우면서도 따스함과 울림이 있는 가족관이 투영됐다. 몰라보게 바뀐 아들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가 문제를 파고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에서의 흥행 돌풍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내한일정을 잡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영화 '괴물'은 최근 외화로는 최초로 '가치봄' 영화로 상영이 확정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가치봄 영화는 한국농아인협회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제작한 한글자막 및 화면해설을 입힌 영화를 의미한다. 가치봄 영화로 선정되면 영화진흥위원회와 복권위원회의 제작지원을 받아 풀더빙 화면해설로 소개된다. 시각장애인 등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괴물'의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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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제작된 '목화솜 피는 날'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텀블벅 펀딩 716% 세월호 극영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제작된 신경수 감독의 장편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은 10년전 그 날의 아픔을 기억하고, 함께하고 싶은 이들의 단체관람이 이어지면서 꾸준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는 10년 전 사고로 죽은 딸과 함께 모든 것이 멈추어버린 가족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개봉 이후 배우 손호준, 장현성, 한예리, 정혜성 등이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해 객석에서 직접 영화를 관람하고, 관객과 소감을 나누는 등 적극 행보를 보였다. 특히 감독의 전작인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맺은 인연으로 시사회장을 찾은 이순재는 "이런 작품을 통해 앞으로 이 같은 비극이 나타나지 않도록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관람소감을 전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목화솜 피는날'은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상영을 이어가는 등 감동사연도 보태지고 있다. 시민들의 텀블벅 펀딩이 목표금액의 716%를 달성하며 극장 단체관람을 이어가고 있는 것. 영화는 시민 성원에 힘입어 최근 누적 관객수 1만 명을 돌파했다. 고무된 제작진은 마음을 모아준 시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 감독은 "누적 관객수 1만명은 세월호 참서 10주기인 2024년,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모두의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기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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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선 조경가의 조경철학을 담은 '땅에 쓰는 시' <영화사 진진 제공>


◇1세대 조경가의 땅에 대한 철학
우리나라 조경 분야의 대모인 정영선 1세대 조경가의 철학을 그린 '땅에 쓰는 시'는 개봉 두달차에 2만 관객을 넘기며 장기흥행 채비를 굳히고 있다. 정 조경가는 대구 군위에 있는 사유원을 비롯해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서울 아산병원 등 생태적이고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온 국내의 대표적인 조경가다. 그녀는 한국인 최초로 조경계의 최고 영예라고 할 수 있는 세계조경가협회(IFLA)의 '제프리 젤리코상'을 수상했다.

지난 5월 개봉해 꾸준히 관람객이 이어지고 있는 영화 '땅에 쓰는 시'는 정직하고, 생태적인 삶과 자연을 고민해온 정영선 조경가의 땅에 대한 철학을 오롯이 담았다. 굽고 갈라진 그녀의 손에는 오랜세월 흙을 만지고 식물을 가꾸며 체화된 자연에 대한 겸손함이 묻어난다. 영화는 우리 곁의 다채로운 공간을 탄생시켜온 정영선 조경가의 철학과 일상은 물론 계절에 따라 풍경을 달리하는 정원의 모습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아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영화 '땅에 쓰는 시'는 국내 주요 영화제에 초청받으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제20회 EBS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 개막작,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장편 쇼케이스 부문 공식 초청 되며 예술영화계에 또 한편의 웰메이드 영화로 족적을 남기고 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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