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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초고령 국가수반

2024-06-21

영조 임금 38년(1762) 11월 어느 날에 주강(晝講·임금을 모시고 법강을 행하던 일)이 열렸다. 영조는 신하들에게 "동짓날이 또 이르렀으니, 내 나이 한 살이 더하게 됐다. 중용에 '대덕(大德)은 장수(長壽)한다'는 말이 있다지만, 나는 얕은 덕으로 장수를 누리니 마음이 몹시 부끄럽다"고 했다. 같은 해 앞서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인 일에 대한 가슴 아픈 회한(悔恨)이었으리라. 영조는 재위 52년(1776) 83세 일기로 승하했다. 조선 역대 왕 가운데 가장 장수한 왕이다.

현 지구촌엔 장수하는 국가수반이 꽤 있다. 대표적 인물은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 올해 91세로 세계 최고령 국가 지도자다. 42년간 집권을 유지해 온 원천은 유감스럽게도 '철권 통치'다. 한국에선 역대 최고령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할 때 나이가 75세였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74세 때 권좌에 올랐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선 누가 승자가 되든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 된다. 트럼프(1946년 6월14일생)가 이길 경우 내년 1월 취임일 기준 78세219일로 역대 최고령이다. 현 최고령은 2021년 1월 취임 때 78세61일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이다. 바이든(1942년 11월20일생)이 재선할 경우 82세로 자신이 세운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사정이 이러니 미국에선 '초고령 대통령'을 걱정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트럼프는 최근 지지자들로부터 생일 축하 노래를 선물받자 "'생일 축하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은 특정 시점이 온다. 그날이 존재하지 않는 척하고 싶다"고 했다. 나이 앞에 장사 없다고 했던가. 천하의 트럼프도 나이 듦에 대한 소회는 남다르지 않으리라. 이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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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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