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세상 떠난 대구대 생물교육과 고 차수현씨
아르바이트 하며 번 돈 600만 원 장학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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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상을 떠난 차수현 씨에 대한 추모 문구가 적힌 대구대의 벤치. <대구대 제공> |
교사를 꿈꾸며 공부하다 암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뜬 대학생이 모교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했다.
장학금은 고인이 생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이었다.
대구대는 암 투병 중 최근 세상을 떠난 생물교육과 고(故) 차수현씨가 사범대학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600만 원을 기탁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달 중순 대구대를 방문한 차씨의 아버지는 딸이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모았다며 "교사의 꿈을 대신 이뤄줄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는 말과 함께 장학금을 전달했다.
차씨는 지난 2021년 교사가 되려는 꿈을 안고 대구대 사범대학 생물교육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입학과 동시에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좋지 않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차씨는 아픈 몸으로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3년간 한 학기도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같은 학과 문동오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 학생으로 활동했고, 교내 한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꿋꿋이 캠퍼스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병세가 악화됐고,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중 지난달 22세의 꽃다운 나이에 끝내 숨을 거뒀다. 차씨는 투병 중에도 4학년 교생 실습을 하지 못한 것을 매우 속상해했다고 한다.
그는 생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이 후배들을 위해 쓰였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호 대구대 부총장(생물교육과 교수)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이루 헤아릴 수 없겠지만, 같은 학과 교수로서 제자를 잃은 마음 또한 황망하기 그지없다"면서 "수현 학생의 못 이룬 꿈이 캠퍼스에 잘 간직되고 후배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대는 차수현 학생이 교사가 되고자 했던 꿈을 캠퍼스에 간직하기 위해 그가 평소 생활했던 사범대학 건물과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게 근처에 있는 한 벤치에 수현 학생의 이름과 '당신의 희망과 꿈을 기억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영원히 사랑합니다'라는 추모 문구를 새겨 그의 소중한 꿈을 기리기로 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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